【 청년일보 】 지난해 보험사의 퇴직연금 적립액이 9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연간 수익률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모두 4%대로 올라섰다. 개별 근로자 기준 근속연수 증가에 따라 연금적립액이 쌓이는 퇴직연금의 시장구조와 고금리 추세, 주식시장의 호조 등이 적잖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 퇴직연금 적립금(운용관리계약 잔액 기준)은 93조2천453억원으로 전년 동기(87조542억원)보다 6조1천911억원 늘었다.
생명보험사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2년 말 72조6천301억원에서 지난해 말 78조4천442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손해보험사는 같은 기간 14조4천241억원에서 14조8천11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말 보험사별 퇴직연금 규모는 생명보험업권에서 삼성생명(48조1천514억원)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교보생명(12조5천782억원), 한화생명(6조904억원), 미래에셋생명(6조508억원), 푸본현대생명(1조4천195억원) 등이다.
손해보험업권에서는 삼성화재(6조3천579억원), KB손해보험(3조6천344억원), 롯데손해보험(1조8천759억원), 현대해상(1조4천832억원), DB손해보험(1조4천481억원), 한화손해보험(15억원) 순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매월 월급의 일부분에서 적립된다는 점에서 본래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라며 “특히 실적 배당형에서 주가가 오르면서 적립금이 늘어난 부분도 영향을 줬다”라고 말했다.
퇴직연금은 제도유형별로 DB(확정급여형), DC(확정기여형), IRP로 나뉘는데 이 중 DC와 개인형IRP 하에서 근로자는 적립금을 직접 운용할 수 있다. 반면 DB의 경우 사용자가 적립금 운용 방법을 결정한다. 지난해 제도별 실적배당형 비중은 DB 4.7%, DC 18.1%, IRP 27.9%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퇴직연금 실적배당형 전체 적립금은 49조1천억원으로 전년 동기(37조9천억원) 보다 29.5% 증가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가 상승 등에 따라 주식·혼합형(+6.2조원, 40.6%↑)과 채권·채권 혼합형(+3.7조원, 26.4%↑)의 운용규모가 일제히 확대됐다.
지난해 말 실적배당형의 수익률은 13.27%로 국내외 증시 상승 등에 따라 전년 동기(-14.20%) 대비 27.47%포인트 올랐다. 제도별 수익률은 DC(14.44%), IRP(13.93%), DB(9.54%)다.
아울러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원리금보장형 퇴직연금의 수익률도 올랐다. 지난해 말 원리금보장형 수익률은 4.08%로 전년 동기(1.83%) 대비 2.25%포인트 상승했다. 제도별로는 DB(4.26%), DC(3.87%), IRP(3.75%) 순이다.
금감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은행 예금 및 보험 GIC 등 원리금보장상품의 약정이율 상승을 견인해 수익률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2022년 7월 2.25% 수준이던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3.5%로 올라섰다.
이에 따라 지난해 생명보험업권과 손해보험업권의 수익률은 각각 4.37%, 4.63%로 전년 대비 3.3%포인트, 2.77%포인트씩 상승했다.
한편 보험업권의 퇴직연금 적립액 비중은 줄어든 양상이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에서 생명보험업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말 21.6%에서 지난해 말 20.5%로 줄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업권의 비중도 4.3%에서 3.9%로 하락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