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금융당국이 독일 헤리티지 펀드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 결정을 내린 가운데 신한투자증권 등 판매사들이 '투자원금 전액 배상안' 수락 여부 답변을 미룰 것을 요청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이를 수용해 답변 시한을 한 달 연장해주기로 했다. 다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사안을 장기화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한 차례만 연장' 하기로 했다.
19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헤리티지 펀드 판매사인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판매 금융사들은 금융감독원에 답변 시한 연장을 신청했다.
당초 이들의 답변 기한은 이날까지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회사들이 있어 한 달가량 연장을 결정했다"며 "단, 연장은 이번 한 차례에 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결정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사안을 장기화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금감원은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어 신한투자증권 등 6개 금융사가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펀드와 관련한 분쟁 조정 신청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결정한 바 있다.
당시 분조위는 이들 금융회사가 거짓 또는 과장을 섞어 만든 해외 운용사의 상품제안서에 따라 독일 시행사의 신용도와 재무 상태가 우수하다고 설명해 계약 체결 때 투자자의 중대한 착오를 유발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분조위 조정 결정은 권고적 성격만을 지니기 때문에 민원인(투자자)과 금융사 양측이 모두 동의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펀드 판매사들은 계약 취소 및 전액 반환안을 두고 내부 검토를 지속해왔다.
헤리티지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15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헤리티지 펀드 전액 반환 권고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달 하순에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서 재논의를 거쳐 권고안 수용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과 하나은행, 우리은행도 추가적인 논의를 거쳐 수용 여부를 밝히겠다고 금감원에 알렸다.
반면, 판매금액이 비교적 적은 현대차증권과 SK증권은 금감원의 권고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와 신뢰 회복 차원에서 이번 분조위 결정을 전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며 "지난 2020년 12월 투자원금의 50%를 고객들에게 자발적으로 가지급한 바 있으며, 나머지 금액도 신속하게 지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헤리티지 펀드 판매 규모는 4천835억원으로 신한투자증권(3천907억원), NH투자증권(243억원), 하나은행(233억원), 우리은행(223억원), 현대차증권(124억원), SK증권(105억원) 순으로 많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