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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실질구매력 저평가..."주변국 통화 약세 영향"

이창용 총재 "펀더멜털 비해 과도한 절하 의심"

 

【 청년일보 】 국내 원화의 상대적 구매력이 저평가되고 있다. 미국 달러가 현지 경기 호조로 강세인 반면, 주변국인 일본과 중국 화폐의 약세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 실효환율(Real effective exchange rate) 지수는 2월 말 기준 96.7(2020년=100)을 기록했다.

 

실질 실효환율은 한 나라의 화폐가 상대국 화폐보다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의 구매력을 가졌는지를 나타내는 환율이다.

 

이는 기준 시점과 현재 시점 간의 상대적 환율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수치가 100을 넘으면 기준 연도 대비 고평가, 100보다 낮으면 저평가되었다고 간주한다.

 

BIS 통계에 포함된 OECD 가입 37개국 중에서는 한국이 일본(70.3), 튀르키예(90.2), 노르웨이(95.3), 이스라엘(95.6) 등에 이어 5번째로 수치가 낮았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도 일본과 튀르키예, 중국(93.4)에 이어 4번째로 낮았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달 말 기준으로 보면 실질 실효환율이 더 낮아질 것"이라며 "원화가 장기 평균 대비 약 6~7% 정도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기 호조로 달러화가 강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가 동반 약세를 보이는 점은 원화 가치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실질 실효환율 지수는 2월 말 기준 108.1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에 일본은 2022년 4월부터 80선 아래로 내려앉았고, 중국도 같은 해 10월부터 100선을 밑돌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엔화 절하가 굉장히 크고, 중국 위안화 역시 절하 압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변국 통화에 프록시(Proxy·대리) 되다 보니 원화가 우리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게 절하된 면도 있지 않나 의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날 외신 인터뷰에서도 "달러화 강세뿐 아니라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엔화와 위안화 약세도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했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달러화가 일시적으로 너무 강세를 보여서 원화가 글로벌 흐름에 과민 반응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계속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청년일보=신정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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