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지난 10년간 노인의 사망원인을 살펴보면 폐렴이 꾸준한 3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10위권 안에는 뇌혈관 질환 및 치매가 자리잡고 있다. 폐렴과 치매, 뇌혈관 질환 이 세가지는 얼핏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사실 아주 중요한 증상과 연결되는데 그게 바로 연하장애(Dysphasia)이다.
연하장애는 음식을 삼키는 다양한 메커니즘 경로 중에 전체 또는 일부 기능손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삼킴 곤란증상이다.
이 자체가 질병이 되는 것이 아니라 뇌손상으로 인한 삼킴 관련 신경 및 근육의 기능저하, 중증 치매의 인지기능 저하로 인한 삼킴곤란이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그리고 폐렴은 이러한 연하장애로 인해 음식이 식도가 아닌 기도로 넘어가 폐에 유입되며 생기는 흡인성 폐렴이 여기에 해당한다. 물론 모든 뇌졸중, 파킨슨, 치매 환자가 연하장애를 나타내지는 않지만 매우 높은 확률로 증상이 발현되며 아무런 질병 없이 단순 노화만으로도 연하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요양시설이나 집에서 모시고 계신 노인분들이 식사를 하시다 사레에 자주 걸리는 모습을 목격한다면 리는 십중팔구 연하장애를 의심할 수 있으며 특히 물 같은 묽은 음식을 삼킬 때 사레걸림이 더욱 심하다.
어르신이 사레걸림을 나타낼 때 그냥 넘어가면 절대 안된다. 사레에 의한 잔기침을 하는 것 자체가 음식을 삼킬 때 기도로 넘어가는 음식물을 다시 밖으로 밀어내기 위한 신체 보호반사 작용이기 때문에 유심하게 지켜봐야 한다. 식사 때 마다 사레가 반복되고 작은 음식물들이 기관지 또는 폐에 쌓이면 어느 순간에 흡인성 폐렴으로 발현하여 사망의 주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렇듯 식사 시 사레걸림 유무를 확인하여 근처 재활의학과 또는 신경과에 연하장애 검사를 의뢰하면 비디오투시촬영검사(VFSS)를 통해 실시간 음식이 식도로 잘 넘어가는지 투시촬영이 가능하다.
음식의 농도, 질감, 양에 따라 기도로 유입되는 정도를 파악하여 연하장애의 단계를 결정하고 그에 맞는 처방이 가능한데 안타깝게도 연하장애는 중추신경손상에 의한 질환 증상이므로 치료는 어렵다.
치료가 어렵기에 대체요법이 더욱 중요한데 일반 식사를 드시는 분이 사레걸림이 나타나고 잘 못 삼킨다면 죽식으로(연하 1단계 식이) 바꾸어 식사하도록 적용해야 한다.
죽식으로 바꾸었는데도 잘 못 삼키고 사레가 여전하다면 콧 줄 (L-tube feeding)을 코에 삽입하여 위로 바로 연결한 경관식으로 하여야 한다. 베지밀 같은 농도와 맛에 영양을 더한 경관 유동식을 콧 줄 또는 배에 구멍을 내어 위에 바로 줄을 연결한 G-tube를 통해 매 끼니 케어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특히 요양시설에서 어르신들의 사레 걸림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 반드시 폐렴으로 나타나고 발열이나 가래, 산소포화도 저하 등 심각한 문제가 보이기 시작한 후에는 이미 치료가 쉽지 않다.
또 병원으로 이송된다 해도 막대한 치료비를 보호자가 부담해야 하고 결국 건보료 재정 악화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어르신의 초기 상태 평가와 주의 깊은 관찰 만으로도 충분히 연하장애를 감지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식이 종류 변경, 콧 줄 케어 등 신속한 대처를 한다면 월등히 흡인성 폐렴을 예방할 수 있고 노인분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글 / 장석영 (주)효벤트 대표
동탄재활 요양원 원장
대한치매협회 화성 지부장
한국사회복지 인권연구소 인권 강사
한국보건복지인재원 치매케어 강사
동탄사랑 요양보호사 교육원 강사
(전) 의왕시 노인장기요양기관 협회 회장 (1대, 2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