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어라', '나물·야채를 많이 먹어라' 모두 어릴 적부터 정말 많이 들어온 말일 것이다. 그리고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이 주목을 받고있는 요즘, 섬유질이 많은 건강한 식단을 먹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그런데 섬유질이 많은 음식이 우리 몸에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건강한 변을 볼 수 있어서? 왜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명확하게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본 글에서는 장내미생물의 관점에서 왜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어떻게 우리 몸에 이로운 것인지 알아보도록 한다. 

◆ 섬유질이 뭘까?

섬유질이 많은 음식이라고 하면 채소부터 해서, 바나나의 하얀 실 같은 것들이 떠오를 것이다. 흔히들 섬유질 혹은 식이섬유라고 하는데 섬유질이 정확히 뭘 뜻할까?

섬유질의 정확한 명칭은 '셀룰로오스'다. 셀룰로오스란 당이 '베타 결합'으로 연결돼 있는 탄수화물의 일종으로, '알파 결합'만을 분해할 수 있는 인체 내 효소들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셀룰로오스는 채소·과일·곡물·해조류·견과류 등의 식물성 식단에 많이 포함돼 있다.

◆ 섬유질이 왜 건강에 좋을까?

채소·과일·곡물·해조류·견과류 등의 식물성 식단에는 갖가지 비타민과 영양소가 함유돼 0있는 만큼 우리 몸에 이로운 물질들이 다양하다. 그리고 그 중 섬유질은 특히 장내 미생물에 굉장히 이로운 물질이다.

인체 내 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는 섬유질은 대장까지 분해되지 않고 전달되기에 대장에 서식하는 장내 미생물들의 먹이가 된다. 즉, 장내 미생물들이 섬유질을 통해 우리 몸에 이로운 일을 해주기 때문에 우리는 섬유질이 다량 함유된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이다.

◆ 장내 미생물들이 섬유질을 가지고 하는 일

그렇다면 장내 미생물들이 섬유질을 통해 어떤 대사물질을 만들어낼까?

바로 짧은 사슬 지방산(Short-Chain-Fatty-Acid)이다. 짧은 사슬 지방산이란 장내 미생물들의 주요 대사산물로 탄소의 수가 6개 미만인 지방산으로, 장내 미생물이 인체 내 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은 탄수화물들을 재료로 삼아 생합성 해내는 물질이다. 즉, 식이섬유를 많이 섭취할수록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짧은 사슬 지방산도 많아진다.

대표적으로는 아세트산, 프로피온산, 뷰티르산 등이 있다. 즉 우리가 섬유질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먹어야 하는 이유는 장내 미생물들이 섬유질을 통해 짧은 사슬 지방산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 짧은 사슬 지방산의 효과

짧은 사슬 지방산이 우리 몸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길래 이렇게 중요한 것일까? 

우선 이들은 장내 산성도를 낮춰주어 각종 유해한 병원체의 생존을 억제한다. 또한 낮아진 장내 산성도는 장의 영양소 흡수를 활성화해서 결과적으로 우리 몸의 영양소 흡수 효율을 높여준다.

장염을 비롯해서 장으로부터 기인하는 질환들의 공통점은 바로 장벽이 약해져 있다는 것이다. 모종의 이유로 인해 장벽이 약해지면, 그곳에 각종 독성 물질과 유해균이 침투해 혈관을 타고 우리 몸 안쪽으로 들어와 문제를 일으킨다. 즉 튼튼한 장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때 짧은 사슬 지방산은 장벽을 튼튼하게 강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우리가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야 하는 이유를 장내미생물의 관점으로 정리해보았다. 요약하자면 장내 미생물들이 식이섬유 성분을 통해 짧은 사슬 지방산을 합성해내고, 이 짧은 사슬 지방산은 장내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맛있는 음식이라고 평가하는 기름진 음식, 초콜릿, 빵 등의 음식에는 섬유질이 전혀 없다. 이러한 음식들은 우리의 입맛에는 최고지만, 장내미생물의 입맛에는 최악의 식단이다. 가끔은 장내미생물의 입맛에 맞게 섬유질이 많이 포함돼 있는 음식을 먹도록 하자.
 

【 청년서포터즈 6기 이선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