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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노인공공근로…"청년들 관심 필요"

 

【 청년일보 】 노인 일자리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에서 소관하는 공공·민간·사회서비스 일자리와 고용노동부에서 소관하는 고령자 고용장려금 일자리로 나뉜다.


먼저, 공공형 노인 일자리는 월 30시간을 근로해 정부가 27만 원을 지급하는 형태다. 따라서 비교적 단순한 업무로 초등학교 등굣길의 안전 보조, 금연구역 지킴이, 환경정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민간·사회서비스형 노인 일자리는 기업과 노인이 정식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해 정부의 예산이 기업을 통해서 근로 노인에게 지급된다. 따라서 공공형 노인 일자리보다 근로 시간이 길며 급여도 많다.


고령자 고용장려금 일자리는 고령자를 채용하는 기업에게 주는 지원금으로 고용창출의 효과가 있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노인 일자리는 올해 88만3천개에서 103만개로 증가한다. 공공형 노인 일자리는 4만6천개가, 민간·사회서비스형 노인 일자리는 10만1천개가 증가할 예정이다.


두 가지 형태의 일자리 모두 증가했지만, 실제 일자리 비중을 따지자면 공공형 노인 일자리는 올해 68.9%의 일자리가 내년에 63.5%로 감소한 셈이다.


공공형 노인 일자리를 줄이려는 방침은 올해부터 존재했다. 올해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공공형 노인 일자리를 감축하고 민간·사회서비스형 노인 일자리를 늘리는 방향이었다. 이러한 결정의 바탕이 된 것은 적은 급여를 받고 단순한 업무를 하는 공공형 일자리가 노인의 단기 알바 형식으로 세금을 축낸다는 여러 비판의식 때문이다.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급여도 낮고 단순노동직으로 일하는 공공형 노인 일자리보다, 지역사회 돌봄시설에서 근로하는 사회서비스형(월 급여 59만4천원)이나, 소규모 점포 또는 배송·운송을 하는 민간형(1인당 연간 사업비 267만원) 일자리가 증가하는 것이 더 합리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공공형 노인 일자리는 주로 70대 이상의 저소득 노인이 대상이라는 것이다. 민간·사회서비스형 노인 일자리는 연령대가 낮은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맞춰져 있다. 따라서 우리는 공공형 일자리에 대한 비판의식을 재고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가장 복지가 필요한 취약계층의 일자리의 질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뺏는 것이 옳은 것일까? 생계유지가 어려운 노인들을 위해 좀 더 생산적이고 새로운 방면의 일자리를 만드는 쪽이 낫지 않을까?


한국은 OECD 회원국 중에 ‘일하는 노인’의 숫자가 가장 많은 나라에 해당한다. ‘일하는 노인’의 절반 정도는 월평균 근로소득이 100만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즉, 노인의 경제활동은 가장 많은 수준인데, 근로조건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점점 늘어나는 고령인구에 따라 고령 취업자의 수도 늘고 있는데,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65세 이상 취업자는 375만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24만명 증가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2020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통계 동향'에 의하면 공공형 일자리에 참여하는 노인의 94%는 초등학교 졸업이라는 학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70대 이상의 저소득 노인의 공공형 일자리가 줄어들게 되면 이들이 얻을 수 있는 직업이 있을까?


지난 2021년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교통정리 근로를 하던 80세 노인이 근무시간 전에 잠깐 앉아있는 모습을 행인들이 사진을 찍어 지자체에 민원을 제기했다. 사실관계가 틀린 갑질성 민원 때문에 결국 노인 공공근로자 여러 명이 근무지를 옮기게 됐다. 비슷한 사례들을 통해 삐뚤어진 시민의식을 가진 20~30대 시민에 의해 많은 공공근로 참여 노인이 피해를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노인들은 공공형 일자리의 근무 중에 겪는 갑질 등에 대해서 보호받고 있지 못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고령화 사회에서 정년퇴직 이후의 연령대들이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노인 공공근로는 노인들에게 다시 일자리를 주어 조금 더 활력 있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만들며, 최근 증가하고 있는 노인 고독사 문제, 노인 빈곤 문제 등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점점 감소하고 있는 인구에 따라서 미래에는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20년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60년 인구는 현재보다 50%가량 줄어든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 미리 노인 일자리를 확보하는 것은 중요하다.


교통정리, 공원정리, 환경정화 등의 공공형 노인 일자리가 줄어들게 된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사소한 불편함이 쌓이게 될 것이다. 또한 노인 일자리가 증가하여 근로 노인들의 생계 수준이 향상된다면, 고령화 사회로 인해 청년들이 부양해야 하는 어깨의 짐이 조금이라도 덜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청년들은 나와는 상관없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현재에 도움이 되고, 미래의 나의 모습이 될 수 있는 노인 공공근로에 대해서 더욱 긍정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 청년서포터즈 7기 김근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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