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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너의 MBTI는

 

【 청년일보 】 요즘 20대 초중반 청년들을 중심으로, MBTI라는 심리검사가 유행이다. MBTI는 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로, 간단한 설문조사를 통해 개인의 인식과 판단에 대한 선호경향을 파악하여 16가지의 유형화된 캐릭터를 제시해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본인이 외향형(Extraversion)인지, 내향형(Introversion)인지, 감각적(Sensing)인지 직관적(iNtuition)인지, 사고(Thinking)를 우선시하는지, 감정(Feeling)을 우선시하는지, 생활양식은 이성적 판단(Judging)에 의해 이루어지는지, 개별적 인식(Perceiving)에 의해 이루어지는지에 대하여 총 16가지의 유형으로 나뉠 수 있다. 선호경향별로 앞글자를 따와서 ESTJ, INFP 등으로 축약하여 표현할 수 있다.


MBTI검사는 심리학의 대가 카를 융의 심리유형론을 근거로 하였으며, 1900년대부터 개발된 역사깊은 심리검사이다. 왜 이렇게 오래된 심리검사가 오늘날 청년들들을 열광시켰으며, MBTI를 묻는 것이 어떻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일까?


우선, 심리검사에 대한 접근성이 강화되었다. 간단한 웹개발을 통해 심리검사지를 만들어낼 수 있고, 링크만 공유한다면 모두가 심리검사를 할 수 있다. 과거의 심리검사란 심리연구소, 또는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딱딱하고 지루한 것들이었다면, 오늘날의 심리검사는 집 안에서 손가락만으로 편안하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두번째로, 오늘날의 청년들은 본인에 대하여 더욱 알고 싶어한다., 내가 어떠한 사람인지를 간단하게 알아볼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매력적이다. 왜냐하면, 평소에 내가 나를 주의깊게 들여다보지 않으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정확하게 알고있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러한 본인의 모습을 타인에게 알리고자 한다. SNS에 본인의 모습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올리는 것과 일맥상통한 것이다.

 

링크를 통해 받아본 간단한 심리검사를 통해 얻어낸 ‘나’라는 사람의 MBTI는 단순히 알파벳 네글자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조금만 응용한다면 음식, 꽃, 장소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낼 수 있다. 유형에서 느껴지는 것들을 구체적인 사물로 표현한 것이 더욱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우며, 본인을 표현하기에 더욱 적합하기 때문이다. 즉, MBTI검사는 나를 알기에, 그리고 나를 알리기에 정말 편리한 검사다.


이러한 이유들 덕분에, 우리는 어색한 만남에 있어 상대방의 MBTI를 물어 본인의 성격과의 공통점을 찾고, 상대방이 어떠한 사람일지를 가늠하여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구분해낸다. 개인적으로는 혈액형을 물어 소심한 A형인지를 따지는 것보다 조금은 더 과학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MBTI에 대한 부작용 사례도 적지 않다. 소위 MBTI 맹신론자라고 일컫어지는 이들은 상대방의 MBTI를 듣고 그 사람의 성격 유형을 일반화하여 선입견을 가지려한다. 가령 맨 앞자리가 I인 경우 내향형이기에 매사 적극적이지 못해서, 함께 일하기에 답답하다고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또는 반대로, 본인이 어떠한 사람인지를 간단하게 표현하기 위해 자기소개서에 MBTI를 쓰는 경우도 존재한다. 상대방 역시 MBTI맹신론자일 것이라 믿고, 본인의 MBTI 결과값을 기반으로 본인의 성격을 끼워맞추는 것이다.


MBTI는 유서깊고, 편리하며, 인간의 유형을 적절히 나누어 놓은, 명망있는 심리검사이다. 하지만 심리검사는 어디까지나 인간의 심리를 파악하고 이를 긍정적으로 활용할 떄에 그 의미를 갖는다.

 

MBTI에 경도되어 본인 또는 타인의 성격을 판단하거나 본인의 성격을 제한하지 말자. 우리는 16가지 유형 안에 구겨넣기에 우리가 살아온 환경, 배운 내용, 느낀 경험이 너무나도 다르다. 
 

 

【 청년서포터즈 5기 이상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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