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탄소 중립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주요국들은 기업들에게 공급망 전반의 탄소 배출량을 산정하고 감축 계획을 세우도록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국제 무역의 새로운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술력과 가격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였지만, 이제는 탄소 배출량 관리와 감축 노력이 필수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RE100 캠페인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은 자사의 공급망 파트너들에게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거나 저탄소 부품을 도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애플, 구글과 같은 비제조업 기반의 다국적 기업조차도 자사 공급망 내 제조 공장들에게 엄격한 환경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탄소 규제가 단순한 환경 보호의 차원을 넘어, 기업 간 새로운 교섭력의 형태이자 일종의 무역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 공급망 탄소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며, 민-관 협력 기반의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했다. 2024년 7월 25일, 산업부는 대한상공회의소와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와 함께 '산업 공급망 탄소중립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키고, 이를 기반으로 '산업 공급망 탄소중립 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한국 산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하는 탄소중립 기준을 충족하며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려는 핵심 정책이다.
'산업 공급망 탄소중립 전략'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공급망에 연결된 기업 간 탄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한국형 산업 공급망 탄소 데이터 플랫폼'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공급망 전체의 탄소 배출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할 계획이다.
둘째, 탄소 배출량 산정 및 감축 지원 사업은 기존의 개별 기업 중심 방식을 넘어, 수출 공급망에 속한 기업 집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
셋째, FTA·통상 종합 지원 센터를 원스톱 서비스 창구로 활용해, 글로벌 탄소 규제에 따른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상담하고 관련 정보를 신속히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업들이 국제적 규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 또한 탄소 감축을 선도하기 위해 다양한 재정적, 제도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는 온실가스 감축 관련 투자 기업들에게 800억원 규모의 융자를 추가로 지원하는 '탄소중립 전환 선도 프로젝트 융자 지원 사업' 대상 기업을 공모한다. 유럽연합(EU) 탄소 국경 조정 제도(CBAM) 대응력을 고려하여 가점을 부여하고, 글로벌 규제에 대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탄소 규제는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를 단순한 부담이 아닌, 한국 산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기회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추진하는 탄소 데이터 플랫폼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특히, 탄소 중립은 단순한 환경 정책이 아닌, 미래 경제와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한민국이 이 흐름 속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간의 긴밀한 협력뿐만 아니라, 기업 개별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은 장기적으로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청년서포터즈 8기 안윤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