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현대경제연구원(이하 현경연)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주요국들이 경기부양 정책 및 백신 보급 노력 등을 펼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인플레이션 발생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현경연은 최근 물가 상승 요인을 볼 때 경기 회복 국면에 나타나는 ‘수요견인 인플레이션’이 아닌 공급측 가격 상승 요인에 의한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정부가 물가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생활물가 안정을 통해 서민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글로벌 식량가격 상승의 영향이 국내 식탁 물가 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급 조절 기능을 강화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식량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코로나로 곡물 수확‧물류 차질…‘애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비상
현경연은 ‘애그플레이션(agflation)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을 뜻하는 ‘애그리컬처(agriculture)’와 인플레이션을 합성한 신조어로, 곡물가격이 상승하는 영향으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뜻한다.
현경연은 “이상기후, 공급 차질, 수요 회복 등의 영향으로 세계 식량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경연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곡물의 수확과 물류 등에 차질이 발생하고, 이상기후로 생산량이 감소해 세계 식량가격은 곡물과 유지류를 중심으로 식량 가격이 급등,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일부 국가에서 농산물 수출을 제한하는 등 식량안보 강화 움직임으로 인해 농산물 수급 불안정이 발생하면서 식량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경연은 “최근 유동성 확대로 곡물 선물옵션 비상업 포지션이 확대되는 등 상품 시장 내 자금 유입이 늘어나는 추세”라면서 “향후 유동성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식량 가격 상승 압력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국제사회의 저탄소사회 전환 가속화…환경비용의 급격한 증가
‘환경비용 증가’와 관련해선 국제사회의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업의 비용 부담 및 관련 투자가 확대되는 것 또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현경연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관련 투자 및 지원도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경연에 따르면 유럽연합(EU)는 2050년까지 탄소제로 선언 및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강화했고, 미국은 파리기후변화 협약에 복귀하는 등 주요 선진국에서 친환경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EU는 ‘그린딜(Green Deal)’ 예산으로 1조 유로를, 미국은 친환경·청정에너지 산업에 약 2조달러 투자를 계획하는 등 관련 투자와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현경연은 “최근 탄소배출권 가격 급등 및 친환경 설비 구축 등으로 기업의 환경비용 부담이 증가할 경우, 상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게다가 이산화탄소 다배출 산업을 중심으로 저탄소 설비투자가 확대되면서 관련 수요가 확대되며 물가 상승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봤다.
◆ 인플레이션으로 물가상승 ‘불가피’…철저한 대비책 마련 필요
현경연은 “최근 물가 상승 요인을 볼 때 단기적으로는 공급측 상승 요인에 의한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세계 경제 회복 강도와 친환경 정책에 따른 산업구조 변화 및 기술진보에 따른 생산 효율성 변화 등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라고 정리했다.
특히 “최근 국내 소비자물가가 글로벌 인플레이션과의 동조성이 확대되고 있어 글로벌 인플레이션 요인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 수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현경연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충격이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물가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생활물가 안정을 통해 가계의 실질 구매력 약화를 방지하고 가계소득 확대를 바탕으로 가계 소비여력을 확보해 서민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글로벌 식량가격 상승의 영향이 국내 식탁 물가 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수급 조절 기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식량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청년일보=이승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