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현대경제연구원은 2020년 새해를 맞아 정치, 경제, 산업·경영, 기술, 에너지·자원, 사회·문화 등 6개 분야에서 새롭게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10대 트렌드를 선정 발표했다.
분야별로 트렌드를 살펴보면 ▲정치 분야에서는 The Tension of Hormuz Strait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Diffusion of Jokerism (조커이즘의 확산) ▲경제 분야에서는 Debt Landslide (부채 산사태), Dropping of Greenback’s Gauge (식어가는 달러), New Face of GVC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편), CHINA's Price Fears Looming (중국, 물가 공포 서막) ▲산업·경영 분야에서는 T·I·P for Hyperconnectivity (초연결을 위한 T·I·P) ▲기술 분야에서는 Quantum Revolution (양자 혁명)▲에너지·자원 분야는 Inevitable Change, Energy Transition (피할 수 없는 변화, 에너지 전환) ▲사회·문화 분야는 Plastaway (탈플라스틱 시대) 등이다.
글로벌 10대 트렌드의 첫 번째는 정치분야 주제인 'The Tension of Hormuz Strait'(호르무즈 해협의 긴장)를 꼽았다.
미국의 이란 핵합의(JCPOA) 탈퇴 이후 발생한 미국-이란 간 마찰이 최근 군사력 충돌로 심화되면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은 날로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하 현경연)은 미국과 이란 간의 대립이 소강상태로 전환되었지만, 추가적인 경제제재, 테러, 사이버 공격 등의 변수가 여전히 존재함으로써 중동지역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과 관련해 군사력을 사용하기 보다는 강력한 경제제재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어 이란 내 반미 감정은 고조된 상태이다. 따라서 향후 사이버 공격, 테러 같은 공격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예상해야 한다.
결국, 잠재되어 있는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제유가의 변동성 확대를 초래하게 된다.
특히, 이번 군사력 충돌이 발생한 지역은 중동 산유국의 원유 수송 경로가 집중된 지역인 만큼 양국 간 지정학적 갈등의 장기화는 국제유가 급등 및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으로 분석했다.
정치분야 두 번째 주제로는 Diffusion of Jokerism (조커이즘의 확산)을 꼽았다.
지난해 홍콩과 칠레에서는 각각 정치적 또는 경제적인 이유로 대규모 ‘불평등 시위’가 발생했으며, 이러한 현상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였다.
‘조커이즘(Jokerism)’은 사회 불평등이 투영된 영화 ‘조커’(Joker)가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는 점에서 유래가 되었다.
현경연은 올해 전 세계적인 불평등 현상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으며, 불평등에 대한 저항적 행동의 결과인 ‘불평등 시위’ 확대는 우려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현경연은 조커이즘의 확산이 주는 시사점으로 전 세계적인 ‘불평등 시위’ 현상에 있어 한국도 예외가 아닌 만큼 정부도 불평등 해소와 사회안전망 강화 등의 정책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제분야에서는 4개의 트렌드를 선정했다. 이중 첫 번째가 Debt Landslide (부채 산사태)를 들었고, 결국 부채의 누적은 위기요인임을 강하게 경고했다.
산처럼 쌓여가고 있는 글로벌 부채(Debt)는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세계 경제가 산사태와 같은 큰 위기를 겪을 수 있는 시점이 임박했다는 점을 암시한다.
현경연은 최근 저금리 기조의 지속이 예상되면서 기업부채가 금융부실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세 부진이 진행되면서 주요 선진국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영향으로 주요국의 부채 증가는 경제 성장세와 비교할때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준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정책 시행 등의 영향으로 주요 경제 대국의 총부채 증가율은 경제성장률을 상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한계치를 넘어선 기업부채는 기업 수익성 악화-, 부채 상환 부담 가중, 디폴트 증가, 금융기관 부실화 등의 경로를 통해 금융리스크 발생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홍준표 현경연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글로벌 부채 리스크의 국내 전이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 강화 및 국내 부채 증가 억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분야 두 번째 트렌드로는Dropping of Greenback’s Gauge ( 식어가는 달러)를 제시했다.
지난해 나타났던 달러화 강세 흐름이 올해 들어 약세 여건이 조성되면서 향후 달러화가 강세에서 약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양호한 미국 경제와 미-중 무역 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 확산은 달러 강세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바 잇다.
2020년에는 美 달러화의 약세 여건이 조성되면서 기존 달러화의 경로나 흐름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경연 정민 연구위원은 이처럼 대외불확실성 완화, 미국과 非 미국 간의 통화정책 차별화 및 경기 모멘텀 격차 축소, 쌍둥이 적자 확대 등으로 달러화의 완만한 약세를 예상했다.
정 연구위원은 달러화 약세 예상 배경으로 그동안 달러화의 수요를 자극했던 G2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된 점과 위험자산선호 현상이 재부상하면서 약 달러 반전이 기대된다는 점, 그리고 미국과 非미국 간의 경기 모멘텀 및 금리 격차가 줄어들면서 2020년 외환시장에서 달러 강세보다 약세 유인이 더 클 것이라는 점을 꼽았다.
그는 또 재정 및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 미국 경제 신뢰도 문제로 달러화 약세의 구조적 여건도 조성됐다고 봤다.
정 연구위원은 이처럼 향후 달러화의 약세 여건이 조정되고 있으나 미-중 간 추가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 존재, 미국 대선 등의 주요 변수에 따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증폭될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제부문에서 세 번째 주제로 New Face of GVC (글로벌 가치사슬의 재편)을 들었다.
글로벌 가치사슬이란 여러 국가에 걸쳐서 형성된 제품의 기획, 원자재 조달, 생산, 유통, 판매, 사후 서비스 등 각 과정에 대한 글로벌 분업 체계를 의미하는데, 이는 1990년 이후 무역 개방과 함께 확장되었으나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 위주로 약화되어 왔다.
아울러 전 세계 교역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글로벌 가치사슬로의 재편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주요 생산기지 역할을 담당한 중국이 산업고도화와 부품 자체 조달이 늘어나면서 기존의 글로벌 가치사슬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의 보호무역주의는 기존 글로벌 가치사슬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승희 연구원은 변화하는 글로벌 교역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지식기반산업, 서비스산업 등 글로벌 생산 분업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 청년일보=정준범 기자, 길나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