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편집자주]경기국면과 전환점을 판단하는 7월 동행지수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3분기 경기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키고 있다. 하지만 사상 최대의 장마로 인한 호우피해,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인한 내수침체 우려 등 경기국면과 전환점 판단을 두고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현대경제연구원이 ‘회복국면 진입과 장기 침체의 갈림길에 선 한국경제’ 보고서를 발간하고 수요부문별, 산업별 경기 동향과 향후 경기 리스크 요인, 경기 전망을 통해 3분기 경제동향과 경기판단에 대한 시사점을 제시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하 현경연)이 향후 한국 경제의 방향성 시나리오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기 회복 속도가 매우 완만한 '비대칭 U자형 회복'을 예상했다. 코로나19 이전의 경제 수준에 도달하는 '정상화 시점'은 이르면 2021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경연은 '회복국면 진입과 장기 침체의 갈림길에 선 한국경제' 보고서를 통해 향후 경기 리스크 요인과 전망을 분석하고, 경기 정상화를 위해 선결적으로 해결해야 할 점을 주문했다.
향후 한국경제의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리스크로는 ▲코로나19 확산 및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 ▲정부 재정지출의 경기침체 방어 효과 ▲글로벌 경제 흐름과 수출 경기의 향방 등이 꼽혔다.
현경연은 "한국경제의 방향성은 거의 대부분 코로나19 확산세의 안정화 여부와 이에 대응하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에 달려 있음은 자명하다"며 "최근 사회적 방심에 따른 코로나19 재확산 사례나 앞으로 우려되는 겨울 대유행 가능성이 경제 주체의 소비 및 투자 심리를 위축할 우려가 증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직접적으로 실물 경제에 충격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진자 수 변화에 따른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도'로 현경연은 판단했다.
향후 경기회복 여부를 결정지을 주요 요인으로는 정부 투자 규모와 이에 대응하는 민간 투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가 지난 7월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 따르면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안전망 강화의 3대 부문 2020년 총사업비는 6.3조 원이며 2021~22년 누적 총사업비는 67.7조 원으로 계획됐다. 이러한 정부 투자 계획에 대응할 수 있는 민간의 마중물 투자가 전체 경제 회복력 수준을 결정할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
대부분의 선진국 및 신흥시장은 2분기를 저점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시 지표를 보면 3분기부터 전기 대비 플러스 성장률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경연은 "하반기 세계 경제 회복에 힘입어 우리 수출 경기도 감소 폭이 축소되거나 경우에 따라서 연말 경 월간 기준 소폭 증가세로 전환도 가능하다"며 "다만, 향후 코로나19 대규모 재유행이 발생하면 주요국의 경제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우리 수출 경기도 침체 국면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비대칭 U자형 회복' 전제 시 2021년 하반기 코로나19 이전 경제 상황 수준 도달
3분기 현재 한국경제에 대해 현경연은 "2분기 경기 저점을 확인하는 국면에 있다"고 판단했다. 향후 경기 방향성 시나리오 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는 '비대칭 U자형 회복'으로 진단했다.
각종 경제지표에 따르면 2분기보다 3분기에 경제 활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평가되나, 8월 중순 이후 대규모 코로나19 확진으로 일정 부분 경지 반등세가 약화될 우려가 높다. 다만, 최근 전염병에 대한 심리적 내성이 높아져 2분기보다 나빠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현경연의 판단이다.
비대칭 U자형 회복은 '경기 하강 속도보다 경기 회복 속도가 느린 형태'를 의미한다. 코로나19의 즉각적인 소멸을 전제로 한 V자형 회복은 최근 재확산된 현실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코로나19의 대규모 재창궐 또는 예상치 못한 글로벌 경제 충격이 현실화되면 연내 회복이 어려운 '장기 침체(L자형)'도 예상된다.
현경연은 코로나19 확산 형태가 집중적 재확산과 일시적 안정 양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내수는 일정한 경기 추세선을 기준으로 작은 파동을 그리는 모습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이 강화와 완화가 반복되면서 경기 상황도 상승과 하강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비대칭 U자형 회복은 경기 상승 속도가 매우 완만하다. 코로나19 창궐 이전 경제 상황에 도달하려면 최소 2021년 하반기 경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언급한 L자형 장기 침체에 진입할 경우 2021년에도 현재 경제 상황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현경연은 내다봤다.
◇ 섣부른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보다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이 최우선
이와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현경연은 경제 회복을 위한 5가지 시사점을 제시했다.
첫째, 사회적 방심을 부르는 섣부른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보다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이 최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경제 충격의 본질은 경제 주체의 전염병에 대한 심리적 불안이므로, 섣부른 경제 봉쇄 완화로 대규모 재확산이 발생할 경우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방역 정책에 국민이 신뢰를 갖도록 정책 당국과 여론 형성 기관 간 소통 확대 등을 통해 민·관의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가 시스템이 작동하도록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사회 안정화 기능을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
단, 바이러스 재확산 정도에 따른 방역 및 경기 부양 사이의 상충관계 조정을 위하 당국의 유연한 정책 집행 능력이 필요하다고 현경연은 조언했다.
둘째, 현경연은 재정 여력의 한계성과 '위드 코로나'의 가능성을 대비해 재정지출 구조상 핀셋 지원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후 팬데믹 지속 시간을 아무도 알 수 없으므로 지금과 같은 정부 재정 지출에 대한 사상 유례없는 의존도는 장기간 유지가 불가능하다.
경제위기 장기화를 대비해 재정 투입 대상의 명확성, 지출 규모의 적절성, 효과 극대화, 적시성 등을 확보할 수 있는 정밀한 재정 집행 능력이 필요하다. 사상 유례없는 경제위기로 중앙정부 지원이 한계를 맞이할 가능성에 대비해 지자체 스스로도 재정 수입·지출 관리 능력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현경연은 강조했다.
셋째, 항구적 소득 증가 없이 일시적인 소득 보조로는 소비 회복이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투자 활성화를 통한 '괜찮은 일자리' 창출을 도모해야 한다. 경기 침체의 강도를 완화하려면 경제 성장의 선순환 구조인 '투자→고용→소비'에서 시작점인 투자를 유인하고 활성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 현경연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투자 인센티브 강화, 규제개선 등 우호적 투자환경 조성을 통해 기업의 투자심리를 개선하고 혁신 생태계 조성을 적극적으로 도모해야 한다. 특히, 최근 정부가 내놓은 뉴딜 정책에 기업들이 대규모 마중물 투자로 부응하도록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보완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넷째, 글로벌 경제의 개선세가 수출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도록 시장별 특성에 맞는 접근 전략과 통상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주요 시장 경제 상황 격차(디커플링)에 대응한 시장 접근 전략, 주력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시장 다변화, 방역·비대면 소비·한식 관련 제품에 대한 특수가 수출 확대로 이어지도록 시장 수요 개척에 주력해야 한다.
한편,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대한 대응과 11월 미국 대선 결과로 인한 정권교체 가능성을 고려해 새로운 국제 통상 기조의 출현 및 글로벌 교역 구조 트렌드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 강화도 필요하다고 현경연은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경제 위기 장기화로 인한 성장 잠재력 및 산업 기반 붕괴를 막기 위해 산업별 특성에 맞는 구조조정 및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조적 불황의 징후가 나타나는 산업의 원활한 구조조정을 유도하기 위해 기활법 및 기촉법의 대상 기업 확대 및 금융·세제상의 지원 강화와 기업 간 결합 시 관련 제도상의 특례적 조치 마련 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 역시 급격한 경기 침체에 따른 경영상 위기 시나리오에 대응해 '비상 경영'이라는 화두 아래 비용 절감 및 리스크 관리 능력 점검에 주력하고 보수적 자금관리가 요구된다.
이와 함께 현경연은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시장 성장, 4차 산업혁명 연관 기술 발전 등 새로운 산업 및 시장 트렌드에 대응해 신사업 기회를 적극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 청년일보=박준영/안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