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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굶주림을 넘어 건강을 위한 아동급식카드

 

【 청년일보 】 코로나19 시대 재난이라는 사회적 위험은 대응 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아동과 청소년에게 특히 더욱 많은 영향을 끼쳤다. 의식주는 아동과 청소년의 기초적인 삶의 보장에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발생 이후 아동과 청소년의 결식 경험이 증가하는 등의 기본적인 생존권조차 침해 받는 상황이 발생했다.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연구소의 아동 재난대응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하루 3끼 모두를 챙겨 먹지 못한' 아동, 청소년의 비율이 2020년과 2021년 각각 64.1%와 61.6%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발생과 원격학습이 원인이었다.


아동과 청소년의 결식 원인을 경제 위기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집에 먹을 음식이 많이 없어서' 결식을 했다고 응답한 아동·청소년의 비율은 2018년 연구 결과에선 0.1%였지만, 2020년과 2021년 실태조사 결과에선 각각 1.6%와 2.2%로 2018년 대비 16배 이상 폭증했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결식 아동과 청소년의 증가는 필연적이다. 실제로 2020년 국정감사에서 2020년 8월 기준 급식지원 아동의 규모는 30여만명이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진 이후에는 도시가스 요금 인상과 재료비 인상으로 외식비가 증가하면서 1만원으로 더 이상 식당에서 맛있는 한 끼를 배부르게 먹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그렇다면 결식아동들은 어디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을까 생각해볼 수 있다.


결식아동은 집안이 가난해 끼니를 거르는 아동을 의미한다. '학교에서 무상급식도 하고 급식카드도 지원해 주는데 요즘 시대에 결식아동이 어디 있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거에 결식아동이 존재하는 큰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고자 저소득 가정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급식 지원을 통해 결식 예방 및 영양개선을 위한 아동급식카드 사업을 진행했다. 2022년 기준 총 28만3천858명이 지원을 했고 올해 물가 상승률을 계산해 아동 급식 단가가 1인 8천원 이상으로 조정됐다.


그럼에도 결식이 지속되는 이유는 과거의 상황과 다르게 보호자의 돌봄 부재를 큰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편의점과 마트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이 등장하면서 아이들의 선택의 폭은 확장됐지만 결국 건강하고 신선한 먹거리보다는 자극적이고 가공된 식품을 섭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2022년 인천의 아동급식카드 결제액 총 94억원 중 56.2%인 53억원이 편의점에서 결제된 것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건강한 먹기를 포기해 아이들에게 찾아오는 건강 적신호는 비만이었다. 2014년 11.5% 이후 아동과 청소년의 비만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21년 비만율은 19%로 증가했다. 더 이상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어 굶는 결식 문제가 아닌 무엇을 먹는지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느껴진다.


아동급식 지원 제도는 저소득 가정의 아동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급식을 지원해 결식을 예방하고 영양을 개선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러나 전국 대다수의 결식아동 식사 단가가 외식 물가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자 국민권익위원회는 결식 아동을 위한 개선 방안 마련을 전국 지자체에 권고했다.


이에 세종시의 경우는 아동급식카드 소지 아동에게 실제 판매가와 관계없이 급식지원 단가에 맞춰 식사를 제공할 의사가 있는 '착한 음식점' 사업을 시행 중이다.


아동급식카드를 사용하기 전, 카드로 이 음식을 살 수 있는지 묻고 결제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위축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아동급식카드가 아이들에게 가난이라는 낙인을 찍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카드 이용 자체로 아이들이 외부 시선을 의식하는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결식아동 급식 지원은 지자체별로 정책 자체가 다르다. 그래서 낙인 효과 외에도 1회 사용 한도, 부모 사용 우려, 가맹점 부족 등의 쟁점이 얽혀 있다. 심지어는 아이의 급식카드를 들고 술을 구매하러 온 부모들도 있었다.


아이 발달 특성을 고려해서 급식카드 사용에 대한 낙인을 줄일 정책이 필요하고 지자체별 편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 차원의 시스템 변화도 필요하다 생각한다.


세종시는 "낙인감이 발생하지 않도록 외관상 일반카드와 동일한 디자인으로 제작해 아동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 청년서포터즈 6기 김언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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