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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2030의 영끌과 빚투, 무엇이 문제인가?

 

【 청년일보 】 작년 초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장기화되면서 증시가 폭락하고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3월 국내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식매수 열풍이 불어 닥치면서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결과적으로 폭락했던 국내 증시는 ‘V자 반등’을 이루며 회복세를 보였고 많은 투자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거두어들였다. 


이러한 현상은 아파트값 폭등과 함께 부동산 대란과 투자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문제는 투자열풍이 젊은 세대 사이에까지 번지면서 또 하나의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3년여간 5대 시중은행 신규 신용대출 현황’에 따르면 8개월 간 30대의 신규 신용대출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72.3% 급증했으며 은행권 ‘마이너스 통장’ 전체 사용액에서도 2030이 차지하는 비율이 3년만에 40%대를 넘어섰다고 한다. 


이들 사이에서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다)과 ‘빚투’(빚내서 투자)현상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배경에는 어떤 것들이 자리잡고 있었던 걸까?


현상의 원인을 파악하기 전에 밀레니얼 세대 혹은 mz세대(m세대+z세대)라 불리는 2030의 특징을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서 나고자라 스마트폰을 포함한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활용하며 최신 트렌드에 빠르게 반응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불과 1년전 까지만 해도 ‘욜로족’의 삶과 ‘플렉스’ 문화를 즐기는 세대라고 알려졌던 이들에게 ‘영끌’과 ‘빚투’라는 단어가 영 어색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대체 이들이 영혼까지 끌어 모으며 투자에 눈을 뜨게 된 배경은 어디에 있는 걸까? 그 실마리는 mz세대의 생애과정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어린시절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두 차례의 위기를 부모로부터 간접 경험한 세대이다. 누군가는 외환위기 때 헐값에 산 아파트로 부자가 되었고, 또 누군가는 금융위기 때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대박을 쳤다. 


이러한 역사적 과정 속에서 ‘위기는 기회’, ‘v자반등’, ‘돈이 돈을 번다’라는 가르침을 배웠고 최근 몇 년 간의 아파트값 폭등을 통해 다시 한 번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 


‘3포세대’, ‘n포세대’라는 말이 한창 주목을 받던 때가 있었다. 청년들은 사회, 경제적 압박으로  연애, 결혼, 출산, 집, 인간관계까지 포기해야 했다. 


그 다음엔 ‘수저계급론’이 등장했고 많은 이들이 ‘나는 흙수저’라며 자조했다. 아파트값이 고공 행진하는 동안에 노동의 가치는 떨어졌고 청년들은 평생을 일해도 집 한 채 마련하기 어려운 현실을 물려받았다. 


사실 ‘OO이 하고 싶은 거 다해~’라는 욜로 열풍의 배경에는 막막한 현실이라도 행복을 포기하지 말자는 바램이 깔려 있었던 것이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지난 7월 만 25~30세 남녀에게 주식 등 금융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를 물었더니 31%가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23%가 ‘은퇴자산 축적 목적’이라고 응답했다.

 

지금 청년들 사이에서 불고있는 투자열풍은 결국 불안정한 시대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의지의 표출일 것이다. 


시중에 쏟아져 나오는 관련 책들을 보며 금융 상식을 쌓을 수 있고 각종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통해 투자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청년들이 영혼을 끌어 모아 집을 사고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젊은 세대의 무리한 투자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무리한 투자가 아니다. 


우리는 열심히 일해도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달았고 가진 사람은 일하지 않고도 돈을 번다는 사실에 박탈감을 느꼈다.


언제 또 올지 모를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빚까지 긁어 모으는 우리 세대의 모습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절박함을 보았다.


 2030의 ‘영끌’과 ‘빚투’에 대한 우려가 단순히 대출과 규제에 대한 논의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에 뿌리 박힌 모순과 한계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

 

 

【 청년서포터즈 3기 최영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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