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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제20대 대통령선거’로 본 장애인 투표 접근성의 현주소

 

【 청년일보 】 국민의 한 사람으로 투표에 참여한다는 것은 유권자가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가장 중요한 행위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보장되는 이 권리가 장애인들에게는 온전히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투표에 대한 장애인의 접근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은 단순히 투표소로의 물리적 접근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후보자의 공약을 이해하고 본인의 소신에 따른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관련 제반 환경을 마련하는 것 또한 장애인의 투표 접근성에서 중요한 측면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비교하여 투표 접근성이 현저히 낮은 것이 현실이며, 가장 최근에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도 이러한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 장애인에게 멀게만 느껴지는 투표소


지난 3월 9일 진행된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다수의 투표소가 장애인에 대한 열악한 물리적 접근성을 보여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장애인의 참정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으며, 장애인의 투표권 행사에는 많은 난관이 놓여있음을 시사한다.


광주 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제20대 대통령선거의 사전투표 및 본투표의 투표소 접근성과 편의시설을 모니터링하였고, 그 결과를 같은달 17일 발표하였다. 조사에 포함된 투표소는 총 13곳으로 그 가운데 9곳의 투표소에서 '문턱, 출입문 폭, 급경사' 등 장애인의 접근성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접근성의 한계는 광주 지역에 한정된 문제만이 아니다. 경남 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사전투표일인 지난 3월 4일부터 5일까지 경남 18개 시·군 사전투표소 305곳 중 167곳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을 모니터링하였다.

 

그 결과 조사 대상에 포함된 투표소의 장애인 접근성 이행률은 77%로 나타났으며, 투표소 인근에 장애인주차장이 마련된 곳은 75%였다. 또한, 제주장애인인권포럼은 사전투표일과 본투표일에 도내의 50개 투표소를 조사한 결과를 같은달 15일 발표하였는데, 일부 투표소에서 내부의 단차가 높거나 출구의 단차가 높아 휠체어를 이용하는 유권자의 이동에 큰 제약이 따랐던 것으로 밝혀졌다.


앞선 결과들을 통해 여전히 많은 지역에서 장애인들이 투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물리적 접근성의 제약이 있음을 알 수 있었고, 이러한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지 않는다면 장애인들의 참정권이 심각하게 침해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 시각·발달장애인은 이해하기 어려운 선거공보물의 공약


장애인은 투표 날의 투표권 행사에서만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 아니며, 선거 전 후보자의 공약을 이해하는 단계에서부터 많은 난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장애인들의 선거공보물에 대한 정보 접근성은 현저히 낮은 실정이며, 시각장애인과 발달장애인의 경우 이러한 접근성의 결여를 크게 체감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각 후보자는 점자형 선거공보를 배포하거나, 책자형 선거공보에 인쇄물 접근성 바코드를 표시하여 시각장애인들이 쉽게 공약의 내용을 음성과 점자로 출력해 이해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선거공보 현황’에 따르면, 총 14명의 후보 중 3명만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모든 형태의 선거공보를 제출하였음이 나타났다. 이것은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자신이 뽑을 후보자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에 많은 제약이 따름을 보여준다.


발달장애인 역시 선거공보의 후보자 공약을 이해함에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에는 각 후보자의 공약이 너무 어려운 용어로 기술되어 있고, 실제로 내용을 쉬운 용어로 풀이해줄 사람이 없다면 공약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도 하지 못한 채 투표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 장애인의 투표 접근성 향상을 위한 노력과 개선방향


선거관리위원회는 장애인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투표 편의 제도'를 마련하여 투표소로의 접근성 강화와 투표행위의 편의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월 26일 장애인단체와 정책간담회를 열어 제20대 대통령선거와 제8회 지방선거에서의 장애인 유권자 참정권 보장 방안에 대하여 논의하였다. 이날 간담회를 통해 투표 편의 지원 물품을 살펴보았고, 발달장애인 등 선거인이 투표 방법과 절차를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한 선거 정보 접근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대통령선거가 끝난 현시점에서 장애인 투표 접근성에 대한 결과를 살펴본다면 여전히 허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장애인이 투표에 대한 방법과 절차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후보자의 공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지 않는다면 본인의 의견에 부합하는 투표를 할 수 없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비록 지난 2월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사회적 기업과 협업하여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안내를 담은 자료집을 지역의 복지관 등에 배포하였지만, 가장 중요한 각 후보자의 공약을 쉽게 풀이하는 과정은 빠지게 되었다. 결국, 여전히 발달장애인 등 다수의 장애인이 후보자의 공약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많은 제약이 따르고 있다.


이제 6월이 되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진행된다. 이번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드러난 장애인 투표 접근성의 허점들을 보완하여 6월의 지방선거에서는 모든 장애인 유권자가 어려움 없이 본인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장애인의 참정권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바람직하지 않은 제반 환경이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과 함께 그들의 권리를 옹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모든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본인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 미래를 기대해본다.

 

 

【 청년서포터즈 5기 김영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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