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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언대] 물이 반이 차있는 어느 컵에 대한 고찰

 

【 청년일보 】 제목에서도 보듯이 널리 쓰인 문장이다. 물이 반쯤 차있는 컵을 보고 누구는 "반 밖에 안 찼네"라고, 어느 누구는 "반이나 차있네"라며 생각할 수 있다는 이야기. 그냥 문맥 그대로 보면 '긍정적·부정적 사고'에 대한 교훈적 글로 보여질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큰 맹점 하나가 숨겨져 있다.


'어떤 물'인지에 대해서는 언급되어 있지 않다는 거다. 마실 수 있는 물인지, 흙탕물이나 오염된 물인지 등. 물을 담는 컵이나 용기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인 컵인지 아니면 형태가 화려한 머그컵이나 대용량의 텀블러인지도 알 수 없다. 즉,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하게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최근 서울시도 그렇고 지역 혹은 권역별 청년정책네트워크 위원을 선출하는 있는 기간이다. 연초에는 보건복지부 자문단을 비롯한 부처별 중앙위원을 모집하기도 했었고. 필자도 관심이 있어 알아보던 차 모집기간을 놓쳐 다음을 바라보게 됐다. 그만큼 해당 분야에서 오랜 기간 활동하거나 한번이라도 발을 들여놓았다면 관련 내용을 알게 모르게 접하게 된다.


하지만 청년 참여기구 활동 관련하여 잘 모르거나 혹은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본 주제에 들어가기에 앞서 한 가지 독자 여러분들과 약속한다. 우리나라 청년 참여기구를 비판하고자 쓴 칼럼이 아니다. 5년 넘게 시정 혹은 자치구 참여기구에 소속되면서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객관화하여 쓴 경험담이라 이해하길 원한다.


여전히 청년 참여기구 활동은 세간에 '그들만의 리그'라는 인식이 강하다. 모집공고가 언제나는 지도 불특정하기에 알 수 없을뿐더러 조건 또한 까다롭다는 게 일반론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인 게, 조건은 생각보다 시간을 들이면 어렵지 않게 충족 가능하다. 다만 결국 선정 과정에서 팔이 안으로 굽느냐 굽히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공개형태라 해도 결국 사람이 심사하고 블라인드라 할지라도 그동안 쌓은 개인의 네트워크는 무시 못 하기 때문이다.


추첨제라는 방법이 있으나 그것 또한 공평하지 않다는 반응도 있다. 서울시 같은 경우 시민참여예산위원이나 올해의 경우 새로이 청년정책네트워크 위원을 조건부 추첨제로 선정했다. 여러 의견들이 오갔으나 현재까지 특별한 불만은 제기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한 쪽에서는 특정 단체나 집단이 몰아서 신청하면 그것 또한 공평성에 어긋나는 거 아니냐는 소문이 한때 돌았다. 또는 '연임제'를 제외하고 한번 했던 사람이 연달아 되는 경우는 어떻게 되는지도 마찬가지다.


어딜 가나 100% 만족하는 제도나 방식은 없다. 어느 한 쪽이 계속적으로 역할을 맡거나 소속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입장이기에 더욱 그렇다. 흔히 '물'이 고이면 썩는다는 표현을 요즘 많이 쓰지 않는가. 축적된 노하우나 경험, 성과는 분명 존중해야한다. 하지만 참여기구의 운영취지와 존재의 의미를 되새겨본다면, 평등까진 어렵더라도 균등은 보장해야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물', 즉 '청년'을 담아내는 용기인 플랫폼이나 단체와의 상관관계를 여러분들은 어떻게 고찰하고 또 바라보는 지 궁금하다. 확실한 건, 이는 비단 청년 참여기구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아동·청소년 참여기구도 그렇고 성인(중장년 포함)대상도 마찬가지고 생애주기별로 고루 적용된다. 적절한 때에 물도 갈고, 용기도 바꿔줘야 이끼도 안 생기며 냄새나 오염 또한 안 될 것이다.


물이 반쯤 든 컵을 보고 이제는 이런 말을 곱씹어보면 어떨까. '물이 반쯤이나 남았네?'가 아니라 '왜 물이 반밖에 없을까?'로. 더 채울 수 있다면 채울 수 있는 시도를 하고 용기를 큰 걸로 바꾼다면 바꾸는 노력을 하면 무언가 달라지지 않을까? 청년 참여기구의 고질적인 병폐나 문제들 혹은 불공평한 참여기회를 포함해서.

 


글 / 팀스토리액팅 조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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