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청년발언대] 마음이 경고하는 위험 신호 ‘노인 우울증’

 

【 청년일보 】 우울증은 전 연령층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심리적 위험의 신호이다. 하지만 만 65세 이상의 노인에게는 우울증의 강도와 양상이 타 연령대와 비교하여 다르게 나타난다. 이러한 우울증은 적절한 방식으로 다루고 치료하지 못한다면 그 위험은 가중될 수 있기에 노인 우울증에 대해 제대로 알고 대처할 필요성이 있다. 


노인의 우울증은 흔히 상실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노년기는 신체적, 정신적, 경제적으로 큰 변화를 겪는 시기로, 가지던 직업에서 은퇴하고 자녀가 독립하는 등 표면적으로 두드러지는 상실에서 특히 우울증이 유발되곤 한다. 


이러한 변화는 연속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유발하고, 과거와는 달리 전반적으로 악화된 건강상태와 질병으로 인해 인생의 허무함과 슬픔이 동시에 밀려올 수 있다. 이외에도 배우자와의 사별 혹은 이혼, 친구의 죽음으로 사회적 관계망이 붕괴되는 상황도 노인의 우울증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판단할 수 있다. 


노인의 우울증이 무서운 이유는 우울증의 증상이 악화되어 자신에게 심각한 위협을 가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태는 통계적인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를 보면 지난해 자해로 진료를 받은 60대 이상 인구는 전년대비 30.8% 증가한 1197명이었다. 이는 전체 자해 인구(3995명)의 30%이며,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우울증의 영향으로 종종 발생하곤 하는 불면증의 진료를 받은 60대 이상 인구도 지난해 147만 5159명으로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었으며, 이는 2020년과 비교하여 12만 명 증가한 수치로 전체 불면증 진료 인구(283만 4785명)의 절반을 넘는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노인 우울증이 유발하는 위험도는 타 연령대보다 심각하며, 그에 따라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특히, 가족, 친척, 친구 등 사회적 관계망이 매우 약화된 노인은 우울증을 방치할 가능성이 높으며, 심할 경우 자살로 목숨을 끊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노인 자살률은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가 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보건복지부의 2021년 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70~79세의 주요우울장애 1년 유병률은 3.1%로 전연령층에서 가장 높았다. 이는 1.5% 수준이었던 2016년 대비 두 배 이상 높아진 수치로, 이러한 수치가 무서운 이유는 이러한 수치도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청장년층에 비해 노년층이 바라보는 우울증에 대한 인식은 많이 다르다. 노인들은 실제로 우울증이라는 단어도 익숙하지 않은 경우도 있고, 본인들의 상태가 정확히 어떠한 지 잘 모를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우울증을 단지 노화로 인한 기분의 변화로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다. 또한, 우울증임을 알더라도 그러한 사실을 타인에게 말하는 것을 꺼리거나 경제적인 이유 등 병원에 내원하는 것 자체를 거부할 수도 있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로 노인 우울증 환자의 사각지대가 광범위하게 형성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우울증 관련 통계에서 노인이 높은 비중을 차지 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노인의 우울증을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됨을 보여준다. 


지난 2년 간 코로나로 인해 노인의 사회적 관계망은 심각하게 약화되었다. 노인들은 복지관, 교회 등이 문을 닫음으로 인해 사람을 만날 기회가 현저히 적어졌고, 사회적인 고립은 노인의 우울증을 고착시켰다. 물론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었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노인의 우울증을 다루는 것이 오히려 더욱 중요할 수 있다. 


코로나로 만성화된 노인의 우울증은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해서 단기간에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코로나가 끝났음에도 사라지지 않은 우울감에 그 원인을 찾기 못해 절망감에 빠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최동렬 화홍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은 노인 우울증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가 아니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며, 치료를 크게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경두개 자기 자극술’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약물치료는 항우울제가 사용되며, 인지행동치료는 우울감을 일으키는 왜곡된 인지를 파악하고 적응적이지 못한 행동이나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해 즐거운 활동에 참여하게끔 유도한다. 경두개 자기 자극술은 전자기장을 이용해 우울증과 관련된 뇌 부위를 자극하는 기술이다. 


노인의 우울증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관심과 도움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가령, 지역복지관에서 노인의 우울감을 해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노인의 사회적 관계망을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노인의 우울증은 보통 독거노인의 상황과 같이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경우 발생한다. 따라서, 노인과 대화하는 시간을 늘리고, 노인이 보내는 자살 암시의 위험 신호를 즉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구나 노년기에 진입하게 되고 지금 노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본인들도 똑같이 겪을 수 있다. 그러므로, 노인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우울증을 겪는 노인들에게 적절한 대처 방안을 제시해주는 것이 바람직한 사회를 형성하는 초석이 될 것이다.
 

 

【 청년서포터즈 5기 김영재 】

관련기사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