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먹을 것이 많은 곳에 사람들이 몰리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지금은 먹고 싶은게 있어야 소비시장에도 사람들이 몰리는 법이다.
대한민국의 실버산업은 나라가 처한 인구구조학적 현실을 보면 당연히 가장 큰 먹거리 산업시장일 것이다. 스타트업 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시니어 헬스케어를 기반으로 하는 각종 첨단 AI 장비, 플랫폼, 돌봄케어 서비스 환경 구축 등에 몰두하고 이미 몇 년 전부터 시장에 하나 둘씩 제품화되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어떠한 산업이든 시장의 기본요소는 수요와 공급이다. 초고령화 시대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수요가 되는 노인인구의 증가 추세가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추세이며 그에 따른 공급자들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이미 수요와 공급의 형성은 넘쳐난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소비로 이어지는 것은 또다른 문제인데 수요 공급이 갖춰졌다고 해서 무조건 원활한 소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공급 과잉은 소비 위축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무분별한 경쟁으로 이어져 '상생(相生)'이 아닌 '상사(相死)'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실버산업 처럼 노인을 대상으로 한 다는 것은 대부분 건강과 일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품, 기기, 환경, 사람 등을 요소로 제품화 하여 제공하는 것을 뜻하는데 이렇듯 특수한 요건을 충족해야 제품의 가치가 인정되기에 생각보다 많은 연구와 개발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신체 및 정서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대상으로한 정보통신기술, 간병인 연결 플랫폼, 요양시설 확대, AI 기기를 통한 말벗 지원 등 노인의 삶에 밀접한 관계를 가진 기술들에 기업의 참여가 쏠리고 있다.
다만 이러한 노인들의 삶과 바로 옆에서 함께하는 입장으로 보면 아쉬운 점이 많은데 대부분 종류의 제품들이 시장에 나오는 것 까지는 성공하지만 그게 노인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 소비로 이어지는 경우는 적다는 것이다.
그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제품 개발 단계에서 부터 충분한 실증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 여겨지고 대부분 개발자나 판매자가 어딘가 불편한 노인의 삶에 깊숙히 들어와 충분한 경험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필자처럼 20년 가깝게 어딘가 불편하신 노인들만 모시던 전문가 입장에서 보면 다양한 제품들이 나오지만 실제 비싼 돈을 주고 사서 적용할 만한 것은 매우 드문 것이 현실이어 매우 안타깝게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인간이라 함은 제각각 신체의 특성이 있고, 같은 진단명에도 다양한 증상의 차이가 있으며 또 사는 환경과 가족구성 등의 사회적 요소도 배제할 수 없다.
노인을 위한 제품의 개발 단계에서 요양원 등 도움이 필요한 것에 특화된 분들이 모여 계신 환경을 통해 충분한 실증을 거쳐 개발된다면 제품의 실용성을 인정받아 효과적인 소비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는 바이다.
나아가 연구개발을 하는 대학 및 대학원과도 연결하여 제품의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논문을 충분한 실증과 함께 겸한다면 국가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고 정식 복지용구로 등록하여 소비자도 지원을 통한 저렴한 기회에 구매가 가능해 질 수도 있을 것이다.
글 / 장석영 (주)효벤트 대표
동탄재활 요양원 원장
대한치매협회 화성 지부장
한국사회복지 인권연구소 인권 강사
한국보건복지인재원 치매케어 강사
동탄사랑 요양보호사 교육원 강사
(전) 의왕시 노인장기요양기관 협회 회장 (1대, 2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