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우리나라의 폭발적인 노인인구 증가와 더불어 가장 문제 시 되는 점은 바로 치매환자의 증가입니다. 현재 치매환자 수는 90만명을 넘어 2024년에는 100만명을 넘을 것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포럼을 보면 2050년에는 노인인구 6명 중 1명이 치매에 걸리며 인구 추정치를 302만명으로 예상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통계적 수치는 치매로 의심되는 환자 및 보호자가 자발적으로 병원 진료를 통해 진단받은 수치 일 뿐입니다. 아직 집 밖으로 나오지 않는 경증 치매 환자의 수를 더하면 더욱 확증될 것이므로 개인이 아닌 국가적 과제임이 분명해 보입니다.
치매 국가책임제 실시와 함께 치매 의료비 90% 건강보험료 적용, 노인장기요양보험 본인부담 상한제 도입, 치매 안심병원 및 지원센터 확대가 실시되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256개 치매안심센터가 운영되며 치매 관련 교육과 가족지원 서비스 등 다양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개인 및 단체를 치매파트너로 선정하여 지역단위 치매극복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치매는 단순한 질병이 아닙니다. 흔히 알고 있는 알츠하이머 치매부터 혈관성 치매, 알코올성 치매, 루이체 치매, 전측두엽 치매 등 증상 원인과 특징에 따라 분류하고 있습니다.
치매의 단독 발병 보다는 뇌졸중, 파킨슨 등 기타 뇌손상으로 인한 2차적 발병도 큰 원인이 되고 있으며 혈관성이나 알코올성 치매처럼 원인을 제거하면 완화되는 치매를 제외한 나머지는 완전한 치료가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치매는 병증의 제거보다는 보상적 환경적용을 통한 완화와 예방에 더 큰 중점이 필요합니다.
치매가 문제되는 것은 기억력 감퇴, 신체 및 인지기능의 전반적 기능저하에 따른 일상생활 능력 소실입니다. 동반되는 정신행동증상에 따라 넘어짐, 폭력, 실종 등 더욱 심각한 2차, 3차 문제로 이어지고 이는 곳 사회 전반적인 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범위까지 확대되기도 합니다.
치매는 예방이 가장 중요한 질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제시하는 ‘힘뇌체조’ 또는 치매안심센터에서 알려주는 '치매예방체조' 등은 쉽고 가벼운 동작만으로도 충분히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적절한 횟수의 걷기, 스트레칭, 박수 치기 등의 동작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뇌로 가는 혈류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흔히 '브레인 푸드' 라고 불리는 등 푸른 생선이나 견과류, 현미와 잡곡 류 등 역시 뇌혈관을 건강하게 하여 기억력 감퇴를 감소시키고 노화를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치매의 범위는 생각보다 더 광범위합니다. 활동에 큰 이상은 없으나 자주 기억력을 깜빡하게 되는 현상부터 신체적 문제가 없음에도 식사를 못하거나 걷지 못하는 중증 치매까지 모든 범위에서 치매라 할 수 있습니다.
초기 단계의 이상증세를 느끼면 즉시 병원 진료를 통해 신체검사, 신경학적 검사, 정신상태 검사 등을 통해 진찰하고 필요 시 CT나 MRI 같은 뇌 촬영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가능 합니다.
우리나라는 가파른 치매환자 증가추세에 맞게 비교적 대비가 잘 되어있습니다. 2008년 시작된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통해 치매 어르신은 장기요양인정서를 발급받아 노인장기요양기관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거동이 가능한 경증치매 어르신은 방문요양, 주야간보호센터 같은 재가요양 서비스를 이용하여 보호자가 어르신을 맡기고 경제활동을 하러 나갈 수 있습니다. 일상생활 전반적인 케어가 필요한 중증 치매 어르신 역시 요양원 입소를 통해 24시간 일상의 모든 것을 믿고 맡길 수 있습니다.
노인장기요양기관은 시군구 허가를 득하여 제도가 정한 틀과 법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되어지는 시설이므로 시스템이 일정하고 체계화되어 있습니다.
또한 국민 누구나 납부하는 국민건강보험료 안에는 장기요양보험금이 포함 되어있으므로 공공부조의 역할을 하여 보호자는 시설 이용요금의 최대 20% 이하만 납부하고, 장기요양보험이 나머지 80% 이상을 지급해주어 경제적 부담 없이 이용 가능합니다.
치매의 극복은 병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치매가 두려워 이웃과 가족에게 숨기고 뚜렷한 기억력 감퇴 등 잦은 실수에도 병원 진료를 안 받으며 증상을 악화시키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일단 치매에 걸린 것을 어떠한 약물이나 수술적 요법으로 완치할 수는 없으나 분명한 것은 초기에 진단받고 적절한 약물치료와 함께 재활운동 또는 환경적 적응 요법을 함께하면 충분히 사회생활 유지가 가능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별한 질병이 없음에도 신체, 인지기능 저하가 발견된다면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조기에 진단받아 환자 및 보호자가 같이 계획하고 전문 시설에 의뢰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치매를 부끄럽게 여기지 말고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이겨내고 완치해내야 하는 질병의 개념이 아닌 순응하고, 적응하여 남은 여생의 삶의 질 유지를 위한 인정과 포용이 필요합니다.
글 / 장석영 (주)효벤트 대표
동탄재활 요양원 원장
대한치매협회 화성 지부장
한국사회복지 인권연구소 인권 강사
한국보건복지인재원 치매케어 강사
동탄사랑 요양보호사 교육원 강사
(전) 의왕시 노인장기요양기관 협회 회장 (1대, 2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