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3 (목)

  • 맑음동두천 23.7℃
  • 맑음강릉 31.8℃
  • 맑음서울 24.9℃
  • 맑음대전 27.3℃
  • 구름조금대구 29.7℃
  • 맑음울산 25.3℃
  • 구름조금광주 28.0℃
  • 구름많음부산 24.7℃
  • 구름많음고창 ℃
  • 구름많음제주 22.6℃
  • 맑음강화 20.4℃
  • 맑음보은 27.0℃
  • 맑음금산 28.0℃
  • 구름조금강진군 29.6℃
  • 구름조금경주시 31.1℃
  • 구름많음거제 28.2℃
기상청 제공

[청년발언대] 교사는 누가 보호해주는가

 

【 청년일보 】 지난 7월 18일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초등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어 지난달 4일 교육부-서울시 교육청 합동조사단(조사단)은 "고인의 일기장 확인과 동료 교사 면담 결과 학급 내 문제 행동 학생으로 인해 학기 초부터 지속해서 생활지도 등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서울 교육청은, 지난달 24일 제기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단을 꾸렸다. 조사는 학교와 교육청의 문서, 학교 구성원의 증언 등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 합동조사단은 무엇을 밝혀냈는가


조사단은 "고인이 '해당 학부모가 엄청 화를 냈다'는 내용과 자신이 알려주지 않은 휴대전화 번호를 학부모가 알고 있다는 사실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동료 교원에게 말했다"고 했다.


다만 조사단은 이 과정에서 학부모가 폭언했는지, 학교에서 사건이 해결된 것으로 밝힌 14일 이후 민원이 이어졌는지 등은 파악하지 못했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행정정보 시스템 등 근거 자료나 동료 교사의 증언을 바탕으로 조사했지만, 학부모를 소환해 진술을 듣는 일은 행정적인 한계가 있어 갑질이 있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합동조사는 결국 이전에 알려진 것들의 단순 사실 확인에 불과하다. 연필사건 학생의 학부모 측 폭언, 휴대전화 번호를 알게 된 경위, 담임 자격 시비 여부 등은 새롭게 밝혀진 바가 없는 것이다.


◆ 폭염 아래 교사들의 진상규명 외침


지난 주말, 교사 4만명이 정부서울청사 앞에 모여 집회를 이어갔다. 이번에 진행된 집회는 벌써 세 번째 대규모 집회로, 처음으로 사망 교사의 유가족이 참여했다. 폭염 경보가 내려진 뜨거운 날시 아래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 교사들이 교육권을 법으로 보장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사들은 숨진 교사의 사망 경위에 대한 진상규명도 요구했다. 전국 교감단은 입장문을 내고, 교권보호 매뉴얼 마련과 교권보호위원회의 교육청 이관을 요구했다. 고등학생과 예비교사들은 민원창구를 일원화하고, 수업방해에 대한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 아동인권 VS 교사보호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지난달 24~26일 교육 관계자 13만2천3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7.6%는 서울 서초구 초등 교사 사건과 유사한 사례가 다른 학교에서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또한, 본인이나 동료 교사가 민원으로 우울증 치료를 받았거나 휴직한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엔 교사의 96.8%가 그렇다고 답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3~16일 '교육활동 보호 강화를 위한 교원·학부모 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전국 유치원, 초중고교, 특수학교 교원 2만2천84명과 학부모(2023년 학부모정책 모니터단) 1천45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교육활동 침해에 따른 조치 사항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방안에 대해 교원(90%)·학부모(75.6%) 양쪽 모두 다수가 찬성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그러나 '매우 찬성한다'는 응답만 뜯어보면, 교원은 69.1%에 이른 반면, 학부모는 그 절반 수준(38.3%)인 것으로 집계됐다.


반대 의견도 교원 3.5%, 학부모 11.8%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학생부 빨간 줄' 논란 속에 강력한 교권보호 조처가 될 것이란 의견과 학생을 상대로 과도한 조처이자 소송 남발의 원인이 될 것이란 우려가 엇갈린다.


◆ 교권 침해, 방지할 수 없는가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교사 1만4천5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절반 가까운 교원(45.9%)가 교권침해 방지 대책으로 '관리자가 직접 민원 대응'을 꼽은 바 있다. 일반적인 민원은 교사를 대신해 '챗봇'(대화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응대하되, 악성 민원에 대비해 학교 업무용 전화기는 녹음 가능한 것으로 교체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달 2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학부모의 악의적인 민원이 교사 개인의 생존권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학교 민원창구 일원화를 위해 '교사 면담 사전예약 앱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학부모는 '서울 학교안전 앱'을 통해서만 교사와 대면 면담이나 통화를 예약해야 한다. '교사 면담 앱 예약제'로 접수된 민원은 교장·교감 등 학교관리자가 1차 분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각종 민원이 교사에게 곧바로 전달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예약 뒤 면담이 이뤄질 때 학부모들은 지능형 영상감시시스템이 구축된 '민원인 대기실'에서 대기하게 된다.


정부와 각 교육청이 내놓은 방안은 대부분 '교권 보호'를 위한 대책들이다.


하지만 교권보호 대책이 교사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어려움을 해결해줄 수는 없다. 이제 교권 침해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단순히 교권 강화를 문제의 해결책으로 둘 수는 없다. 학생 인권과 교사의 권한 사이의 대립구도가 아닌 노동환경의 문제에 집중해야 할 때다. 교사의 권한뿐만 아니라 교사와 학생 개개인의 인권을 지켜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더욱이 강구해야 한다.
 


【 청년서포터즈 6기 조수영 】

관련기사




청년발언대

더보기


기자수첩

더보기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