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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말싸미] 탈원전 정책은 미래 세대 기술자산 박탈하는 자해행위

원자력 발전, 압도적으로 저렴하며 ‘탄소 제로’의 에너지원임에도 공포 마케팅 여전  
여권 편향 원자력안전위위회, 터무니 없는 트집으로 신한울 1호기의 가동 가로막아

 

【 청년일보 】 '판도라'는 원자력 발전소(이하 원전)를 소재로 한 국내 재난 영화다. 지난 2016년 12월 7일 개봉된 이 영화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원전 폭발 사고까지 겹친 초유의 재난 앞에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컨트롤 타워마저 흔들린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모티브는 지난 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부산에서 판도라를 관람한 후 "세계에서 가장 심하게 원전이 밀집된 고리 지역 반경 30㎞ 이내에는 340만명이 살고 있어 만에 하나 원전 사고가 발생한다면 최악의 재난이 될 것"이라며 "원전의 추가 건설을 막고 앞으로 탈핵·탈원전 국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시민에게는 머리 맡에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하나를 놔두고 사는 것과 같다"며 "판도라(원전) 뚜껑을 열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니라 판도라 상자 자체를 치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고 발생 과정의 과장 등 숱한 오류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 영화를 보며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큰 재난이 발생했는데, 청와대 등이 전혀 컨트롤 타워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은 박근혜 정부에서 많이 봐 왔던 모습"이라며 "국가가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 달라는 요구가 촛불 민심 속에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19대 대선 공약이 됐고, 대통령 취임 후에는 탈원전 정책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탈원전 주장은 지난 1956년 영국에서 최초의 상업용 원전을 가동할 당시부터 제기됐다. 통제 가능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위험한 에너지라는 불안감 때문이다. 실제 원전 기술이 발전하고 전 세계의 수 많은 나라에서 원전을 가동한지 60여년이 지났지만 원전에서 배출되는 핵폐기물을 근본적으로, 그리고 안전하게 처리하는 기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지난 1979년 발생한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1986년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 그리고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지금도 원전 반대론자들의 주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원전이 밀집해 있고 인근 지역의 인구밀도 역시 높다는 점에 착안, '사고가 터지면 수 백만명이 끝장'이라는 공포 마케팅이 활개를 치고 있다.

 

우리나라에 있는 원전은 모두 가압경수로다. 세계 원전의 60%를 차지할 만큼 많이 활용되고 있다. 가압경수로는 원자로에서 뜨겁게 달궈진 물이 파이프를 통해 증기발생기로 가는 구조다. 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것이다. 물이 담긴 용기에 간접적으로 열을 가해 데우거나 끓이는 중탕(重湯) 개념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콘크리트 격납고 안에서 이뤄진다. 방사능이 누출될 가능성이 적다는 얘기다.

 

비등경수로는 증기발생기가 없기 때문에 원자로에서 직접 물을 끓여 증기를 생성한 후 터빈을 돌린다. 세계 원전의 22%를 차지하고 있는데, 체르노빌 원전과 후쿠시마 원전 모두 비등경수로다. 비등경수로는 열효율이 높지만 원자로 계통과 터빈 계통이 완전히 분리되지 않아 방사능이 새 나갈 위험이 크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리히터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방사능이 바닷물에 누출되면서 발생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달리 지진의 위험이 적고, 원자로 외관에 5중 방호벽까지 설치했기 때문에 방사능 누출 위험은 거의 없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와 같은 경우인데, 이것 역시 원전만 못 쓰게 되고 주변 지역에 대한 해로운 방사능 영향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다 지어 놓은 신한울 1호기의 가동을 막아 논란이 되고 있다. 운영 허가를 위해 지난 6개월 동안 무려 11차례의 회의를 열었지만 얼토당토 않은 이유로 실질적인 심의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회의 자료에 따르면 한 위원은 "비행기 추락 사고에 대한 대비가 없다. 9·11 테러와 같은 항공기 충돌이 발생하면 원전이 파괴되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 또 다른 위원은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에 대한 연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이유로 지난 14일 열린 회의에서는 운영 허가가 안건으로 상정되지도 못했다.

 

지난 2010년 착공한 경북 울진의 신한울 1호기는 지난해 3월 공정률 99%를 넘기며 사실상 완공된 상태다. 통상적이라면 이미 가동에 들어갔어야 한다. 하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운영 허가 심의를 미루다 지난해 11월에야 보고를 받고 회의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미국 에너지부의 재해 발생 가능성 계산 지침에 따르면 항공기가 신한울 1호기에 떨어질 확률은 1000만년에 1번 수준이라고 한다. 후쿠시마 원전도 원자로 자체가 폭발한 것이 아니라 원자로에 냉각수가 부족해지면서 생겨난 수소가 원전 건물에 가득차 건물 일부가 폭발한 것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이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자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어떤 의원은 홍수 대비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신한울 1호기는 지진해일(地震海溢), 즉 쓰나미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는데 홍수의 위험성을 거론한 것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이처럼 막장급 트집을 잡고 있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맞춰 원전 가동을 막으려는 데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9명 가운데 6명은 정부와 여당, 2명은 야당이 추천했다. 1명은 공석이다.

 

원전에서 생산하는 전력은 다른 발전원에 비해 압도적으로 저렴하다. 더구나 ‘탄소 제로’의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제거량이 상쇄돼 순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온실가스의 주범은 이산화탄소다. 탄소 제로의 신한울 1호기 가동을 막으면서 이 같은 주장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으로 생기는 전력 공백을 신재생에너지로 메운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현실적이지 못하거나 막대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태양광 발전과 태양열 발전은 넓은 부지가 필요하지만 국토의 상당수가 산으로 이루어진 우리나라 특성상 산을 깎고 산림을 훼손해야 한다. 풍력 발전은 소음 공해, 조력 발전은 갯벌 파괴를 일으킬 공산이 크다.  

 

한국전력의 부채는 지난 4년 동안 27조원 이상 늘어 지난해 말 132조4753억원에 이르렀다. 탈원전 정책으로 발전 단가가 높아져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그 빚은 전기요금 인상으로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세계 최고 수준인 원전 기술의 기반도 허물어지고 있다. 원전 기술 자립을 위해 우리나라가 자체 개발한 한국 표준형 원전은 차세대 수출산업으로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자국이 위험성 운운하며 포기한 원전을 수입할 바보같은 나라는 없다. 탈원전을 하게 되면 원전산업이 망가지고 경쟁력도 저하될 가능성이 높은데, 앞으로 수 십년의 원전 유지·보수를 생각하면 누가 한국에 원전 건설을 맡기겠느냐는 것이다.

 

탈원전 정책의 또 다른 문제점은 핵무기 개발 능력의 상실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우리나라를 마음만 먹으면 2년 안에 독자적인 핵무장을 할 수 있는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개발 직후부터 6개월 내에 핵무장이 가능하다고 평가한다. 당장 만들지 않더라도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유지하는 것이 대북 핵(核) 억제에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핵 잠재력'이 곧 '핵 억지력'이라는 것이다. 

 

세계 각국은 최근 원자력 발전으로 돌아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원전 반대론자들이 모범 사례로 내세우는 독일은 원전 대신 석탄 비중을 늘리는 섣부른 탈원전 정책으로 탄소 배출 증가와 에너지 가격 인상에 직면해 있다. 탄소 배출을 유의미하게 줄일 현실적인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공포 마케팅으로 버무린 편향된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미래 세대의 기술자산을 박탈하는 자해행위(自害行爲) 그 자체일 수 있다. 

 

【 청년일보=정구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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