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수입 쌀을 사용하는 대신 국산 쌀로 대체하는 노력을 지속하겠다.”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의 말이다.
임 부사장은 4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농해수위 의원들이 CJ제일제당을 비롯한 오리온농협, 농심미분, 오뚜기 등 국내 대형 식품업체가 1회용 용기밥에 수입 쌀 사용에 대해 지적해서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최근 공급 과잉으로 쌀값이 폭락해 농가가 어렵다”며 이날 국감에 참석한 업체 고위 관계자에게 국산 쌀, 수입 쌀의 사용 현황에 관해 물었다.
이에 대해 임 부사장은 “당사는 국산 쌀과 수입 쌀의 차이에 따라 일부 컵반 제품에 수입 쌀을 소량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CJ제일제당은 2021년 국산 쌀 6만톤과 수입 쌀 2000톤을 각각 사용했다. 쌀 가공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햇반은 전부 국산 쌀을 활용했다”며 “현재 48개국에 국산 쌀 햇반을 수출하고 있으며, 이번 국감을 계기로 일부 사용하고 있는 수입 쌀을 연구개발(R&D)을 통해 국산 쌀로 대체하겠다”고 약속했다.
박민규 오리온농협 대표 역시 “오리온농협은 국산 쌀만을 사용하고 있다. 향후에도 수입 쌀을 사용할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박상규 농심미분 대표는 “수입 쌀 의존도가 높은 편이지만, 이는 원료 쌀 공급 회사로서 식품 제조사에서 요구하는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따른 것이다. 국산 쌀 사용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황성만 오뚜기 대표는 “국내에서 유통하는 즉석밥 제품에는 국산 쌀만 사용하고 있다. 외국에 수출하는 제품의 0.2% 정도에 수입 쌀을 사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거래처와 협의를 통해 수입 쌀 사용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국산 쌀 소비가 대단히 중요한 상황이다. 4대 업체가 국산 쌀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J제일제당은 국내 최대 식품업체로 국산 쌀 사용 증대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햇반 시장의 67% 점유하고 있는 등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CJ제일제당이 결정하는 정책은 업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안 의원은 “3월 햇반의 가격을 7% 인상한 것은 실망스러운 결정이다. 국산 쌀값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는 것은 부당하다. 업계 선도 기업은 신중하게 가격을 결정해야한다. 농민과 고객 입장을 고려하면 가격 인상은 신중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임 부사장은 “앞으로 가격 인상에 신중하겠다. 원가 절감을 통해 가격 인상에 대한 압박 원인을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쌀값이 폭락했지만, 햇반의 원가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미만인데다, 포장재 가격과 인건비, 물류비 등이 폭등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안 의원은 이와 관련, “다른 원가가 올랐더라도 쌀값은 내렸다. 가격 인상 결정이 타당했던 것인지 여전히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안 의원은 CJ제일제당의 스팸 김치덮밥과 스팸 마요덮밥 제품을 제시하면서 “최근 햇반 컵반에 미국산 쌀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에 대해 농민 단체가 항의하고 있다. 국내에서 CJ제일제당은 국산 쌀을 많이 사용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2천500톤 정도의 수입 쌀을 쓰는 것으로 그동안 축적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업계 1위 기업이 수입 쌀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업체도 뒤따라 사용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CJ제일제당이 수입 쌀을 사용하는 것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부사장은 “CJ제일제당은 R&D 역량을 강화해 수입쌀을 국산 쌀로 대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 보장과 원료 수급을 위해 계약 재배를 꾸준히 확대히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원가 절감을 위해 5월부터 햇반 일부 품목에 국내산 쌀을 미국산 쌀로 대체했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