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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가 안보 위협하는 산업기술 유출...법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

 

【 청년일보 】 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도 중국 유출 혐의로 기소돼 구속 수감 중이던 전 삼성전자 임원이 보석으로 풀려났다. 산업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심화하면서 대통령실이 기술유출 관련 합동회의를 개최한 지 이틀 만으로 업계를 중심으로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전 삼성전자 상무였던 A씨는 2018년 8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삼성전자의 영업비밀인 반도체 공장 BED와 공정 배치도, 공장 설계도면 등을 부정 취득·부정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은 A씨가 삼성전자를 판박이 한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A씨는 지난 14일 법원의 허가로 보석보증금 5000만원에 보증보험증권으로 갈음하는 조건으로 풀려났다. 

 

그가 취득한 것으로 알려진 '반도체 공장 BED와 공정 배치도'와 '공장 설계도면' 등은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 업계에서는 20나노급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핵심 공정 기술도 유출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NISC)에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년간 산업기술 해외 유출은 총 552건이다. 피해 규모도 100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 간 국가정보원이 적발한 국내 산업기술 해외 유출 사건은 총 93건으로 경제적 피해액은 25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발표한 '경제안보 위해범죄 특별단속'결과에서 해외 기술유출 사건 21건 중 15건이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었고, 6건은 산업기술보호법 위반이었다.

 

특히 올해 송치된 해외 유출사건은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하면서 기술 유출 우려가 확산하는 상황이다. 우리 기술의 해외 유출 비율은 2021년 10.1%, 2022년 11.5%, 올해 14.4%로 점증하고 있다.  

 

문제는 법에 명시된 형량이 가볍고, 이마저 양형과정에서 더 낮아진다는 점이다.

 

산업기술보호법 제36조 벌칙 조항에 따르면 국가핵심기술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되게할 목적으로 유출한 경우 처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과 함께 15억 원 이하의 벌금을 병과한다.

 

다만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양형 기준에서 국외 기술 유출은 기본 징역 1년에서 3년 6개월에 불과하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부정경쟁방지법'과 미국의 영업비밀보호법령의 '영업비밀'에 대한 법적 정의는 사실상 동일하다. 

 

미국의 '경제스파이법((Economic Espionage Act)'은 영업비밀 절취에 대해 해외사용 의도를 가진 개인 범죄에 대해 최대 1천만 달러의 벌금과 15년 이하의 징역, 해외 사용 의도가 없는 경우에도 최대 5백만 달러의 벌금과 함께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점에서 양형 기준에 대한 재고도 필요해 보인다. 

 

기업의 생사를 가를 수 있는 핵심 기술의 유출에 따른 피해를 차치하고, 국가적 손실도 천문학적 단위로 추산된다는 점에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최근 A씨의 보석 허가도 이같은 맥락에서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올해 시도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 격상을 통해 산업 기술 유출 수사에 대한 전문성 제고의 길이 열렸다. 

 

수사와 구형, 선고에 이르기까지 기술 유출 사전 예방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범죄는 발각되고 처벌 받는다는 인식 전환과 함께 보석 제한과 같은 특례조항 신설 등 법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을 통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산업 기술 유출에 대한 엄단과 예방이 필요한 시점이다. 

 


【 청년일보=전화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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