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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제안보 좌우하는 첨단산업…늦었지만 여야 협력 환영

 

【 청년일보 】 "여야가 나뉘어 정치활동은 따로 할 수 있겠지만,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첨단산업기술은 진보·보수가 없다. 정치적 이견이 있어도 우리나라를 선진화로 발전시키기 위해선 정책에 있어서 만큼 힘을 합쳐야 한다"

 

지난 20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첨단산업 국가전략 세미나'에서 발제를 맡은 김태유 서울대 명예교수는 여야 정치권이 조속히 첨단 미래산업 경쟁력 제고에 적극 힘써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첨단산업에 있어서 만큼은 초당적 여야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김 명예교수는 "첨단 기술이 발전하면 우리나라 진보와 보수의 가치가 더 발전하고 국민이 더 행복해질 것"이라면서 "첨단산업은 선승독식 경향이 크기 때문에 첨단산업 정책을 국가전략 관점에서 고민하고 좀 더 과감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 패키지들을 신속하게 집행해 나가야 시장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흔히 첨단산업은 미래 먹거리이자 경제안보를 좌우하는 핵심산업으로 불리며, 첨단산업 육성은 곧 국가의 경제성장과도 직결된다. 주요국들이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고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가용자원을 총동원할 정도로 그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들은 반도체 같은 첨단 전략산업에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쏟아붇는 등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경쟁국들과 달리 대출 혹은 세제 혜택 위주에 그친다. 학계에선 반도체의 경우, 생산시설인 팹(Fab) 1기당 20조원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므로, 주요 국가처럼 정부가 기업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해 속도감 있게 반도체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첨단산업 분야에서 최근 각국의 강력한 지원 속에 글로벌 기술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우리 첨단산업의 수출시장 점유율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정부와 여야간 실질적 대책 마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실제로 올 초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6대 첨단 전략산업 수출시장 점유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글로벌 수출시장 점유율이 2018년 8.4%에서 2022년 6.5%로 최근 4년 새 무려 25.5%나 하락했다. 수출시장 점유율은 한 국가의 수출이 세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수출 경쟁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이 중 수출 규모가 가장 큰 반도체는 2018년 수출시장 점유율 13%에서 2022년 9.4%로 32.5% 하락했다. 또 6대 산업의 수출시장 점유율(6.5%)은 중국(14.1%), 독일(8.3%), 대만(8.1%), 미국(7.6%)보다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오늘날 첨단산업을 둘러싸고 패권 경쟁 격화 양상이 뚜렷한 만큼 각계에선 국회가 '원팀'(One Team)이 돼야 한다며 협치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해 왔다. 이에 여야 국회의원들은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국경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모임'을 출범했다.

 

여야 첫 경제연구단체로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건 물론, 주로 신기술과 산업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입법과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분초를 다투는 첨단산업 분야의 경쟁 속에서 조금이라도 머뭇한다면 자연히 글로벌 경쟁력에서 도태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간 여야 정치권의 정쟁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는데 현실을 직시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한다는 것에 대해 늦었지만 환영할 일이다. 모쪼록 여야간 긴밀히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입법 방안에 힘써 주기를 바란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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