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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실망과 허울뿐인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권위·신뢰 회복 절실"

 

【 청년일보 】 지난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국내 최대의 권위를 가진 게임 시상식이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적잖은 논란을 야기하며 촌극(?)을 빚었다.


특히 이날 시상식이 열리기도 전에 대상 수상작이 한 언론을 통해 유출되면서 소동을 빚었다. 

 

유출된 대상이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라는 사실보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중요한 정보가 어떻게 사전에 외부로 흘러나갔는지 조차 설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행사 준비과정의 보안이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드러내는 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대상을 받은 넷마블 입장에서도 억울할 것이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정식출시 이후 글로벌 141개국 다운로드 1위, 글로벌 21개국 매출 1위, 글로벌 105개국 매출 Top10, 글로벌 사전등록 1천500만, 정식출시 2주 만에 2천만 다운로드, 5개월 만에 5천만 이용자 돌파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국내 웹툰을 게임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을 기록한 첫 사례로 단순히 게임을 넘어 K-콘텐츠의 가치를 증명하고 새로운 밸류체인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전 유출 논란으로 인해 이 모든 성과가 빛을 잃었다. 수상한 넷마블조차 이 상황에 대해 "우리도 몰랐다"며 난감함을 드러냈다.


심사과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게임대상은 심사위원회와 투표 결과를 기반으로 수상작을 선정하지만, 심사 위원들의 정보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심사위원이 누구인지, 어떤 기준으로 심사를 하는지에 대한 투명성 부족은 심사 결과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


세계 최대 게임 시상식인 더 게임 어워드는 투표권을 가진 미디어와 자문단을 공개하며 투명성을 확보한다. 일본의 게임 디자이너 대상 또한 저명한 개발자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며 업계와 유저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심사위원의 구성과 기준이 불분명해 "대체 왜 이 게임이 상을 받았나?"라는 의문만 남긴다.


특히 김규철 전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의 공로상 수상은 업계와 유저들 사이에서 큰 반발을 샀다.


김 전 위원장은 과거 "스팀에는 포르노급의 게임들이 많다"는 발언으로 업계의 반발을 샀고, 사전 심의 제도 강화로 게임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 인물로 평가받는다.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 신뢰를 잃은 인물에게 공로상을 수여한 것은 주최 측의 의도와 감각을 의심케 한다.


올해 시상식에서 드러난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게임명과 회사명을 잘못 발음하거나 표기하는 실수가 빈번했고, 이를 바로잡는 노력조차 없었다. 수상작과 수상자를 제대로 호명하지 못하는 시상식이 과연 업계와 작품을 존중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단순히 하나의 시상식을 넘어 국가가 인정하는 게임산업의 대표 행사로, 그 수상작은 대한민국 게임의 얼굴이 된다. 하지만 올해 보여준 모습은 이러한 위치에 걸맞지 않았다.


이렇듯 땅에 떨어진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권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심사과정의 투명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심사위원의 명단을 공개하고, 심사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하며, 수상 결과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세심한 관리와 보안 조치로 실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대한민국 게임대상이 앞으로도 국가와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행사로 남으려면, 게임산업과 게이머들에 대한 진정한 존중과 신뢰 회복이 절실하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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