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21대 국회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가 연금개혁을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우며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29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졸속 처리를 우려하며 연금개혁을 22대 국회로 넘겨 첫 정기국회에서 구조개혁과 모수개혁을 함께 추진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구조개혁을 22대 국회로 넘기더라도 여야가 상당한 합의를 이룬 모수개혁은 21대 국회에서 매듭짓자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21대 국회에서 연금개혁특위의 여야 의원들은 9%인 현행 보험료율을 13%로 인상하는 방안에 뜻을 모았다. 하지만, 소득대체율로 국민의힘은 44%, 더불어민주당은 45%를 각각 제시해 합의를 보지 못했다.
이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당의 소득대체율 '44%' 제안도 수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여당은 구조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22대 국회에서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지난해 발표된 보건복지부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 재정은 2055년에 고갈될 전망이다. 즉, 앞으로 31년 밖에 쓸 돈이 없는 것이다. 이에 연금개혁은 앞으로 장기간 국민연금을 납부해야 할 20·30대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연령대에 따라 모수를 다르게 설정하는 방식을 비롯해 국민연금과 기초연금간 관계 재정립 등 구조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전 연령대에 동일한 모수를 적용해도 청년세대 사이에 충분한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모수를 젊은 계층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해도 보험료를 얼마나 추가로 내게 될지에 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 않다"며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그간 이해집단 반발을 무릅쓰고 연금개혁을 포함해 3대 개혁을 추진하는 것도 미래세대를 위한 결정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야가 내놓은 '연금개혁안'이 미래 세대인 청년들에게 빚을 떠넘기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더 큰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8일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연금연구회 세미나에서 "연금개혁을 명분으로 소득대체율을 인상하는 것은 개혁이 아닌 개악"이라며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소득대체율 44%, 보험료율 13% 조합은 개악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13%가 아닌 21.8%로 보험료를 걷어야만 소득대체율 44%가 가능한 수준으로, 미래세대에 빚을 떠넘기지 않을 수 있다"며 "(국회 논의안은) 미래세대에 더 많은 부담을 준다는 점에서 개악"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치권에서는 더 이상 청년들의 미래를 담보로 한 무책임한 연금개혁은 이제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또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정치적 이익만을 고려한 연금개혁안을 내놓아서도 안된다.
다가올 22대 국회에서는 청년들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는 방향으로 국민연금제도의 근본적인 개혁과 함께 이들의 경제적 현실을 반영한 정책도 함께 고려하길 기대해 본다.
【 청년일보=조성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