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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美 반도체법 파문...1호 영업사원 활약을 기대한다

 

【청년일보】 4차 산업혁명 시대 가장 핵심적 품목 가운데 하나로 반도체가 꼽힌다. PC, 스마트폰, 인공지능(AI), 로봇 등 전자기기 곳곳에 반도체가 자리한다. 이른바 'IT 산업의 쌀'로 불리고 국내 산업계를 넘어 경제 전반을 이끌어 갈 핵심 산업군으로 지목된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른 재고 증가, 가격 하락 여파 등으로 'K-반도체'의 대외 경영환경은 말 그대로 '시계제로' 국면에 빠졌다. 

 

풍전등화 상황에 놓이게 된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업황 타개를 위해 경쟁력 확보를 담보할 국가 지원책을 기대했지만 그간 답보 상태에 놓였다는 업계의 지적이 수 차례 제기된 바 있다. 

 

그 중 소위 'K칩스법'으로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이 법안은 대기업 반도체 시설 투자의 세액공제율을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그간 여당인 국민의힘과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갈등이 있었지만 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에 공감대를 가지며 수 개월 째 표류한 'K칩스법'이 30일 본회의에서 무리 없이 처리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국내 반도체 굴지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시장 경쟁력 제고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다만 마냥 웃을 수 만은 없는 처지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반도체법 지원금 신청 기업에 핵심 재무정보와 영업정보가 담긴 엑셀 파일을 요구했다. 기밀 유출 등이 우려되는 민감한 세부조항이 기업 경쟁력을 옥죈다는 평가다. 양사는 미국 보조금 신청 여부를 두고 진퇴양난에 빠진 상태다. 

 

앞서 상무부는 지난달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보조금에 대한 신청 절차를 소개하며 보조금을 지급받은 기업들이 초과 이익을 냈을 때 이를 정부와 공유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이를 위해 '예상되는 현금 흐름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27일 상무부가 제시한 내용에는 ▲반도체 공장의 웨이퍼 종류별 생산능력 ▲가동률 ▲예상 수율 ▲생산 첫해 판매 가격 ▲연도별 생산량 ▲판매 가격 증감 등이 포함됐다. 

 

이에 더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사용되는 소재, 소모품, 화학약품과 공장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와 공공요금, 연구개발 비용도 입력해야 한다. 

 

그 외에도 상무부는 직원 유형별 고용 인원과 제조에 쓰이는 소재별 비용까지 생산과 관련된 세세한 데이터들을 모두 공개할 것을 주문했다. 

 

무엇보다 반도체 생산 시 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을 의미하는 '수율'은 통상 생산 기술력의 척도이자 반도체 제조 경쟁력의 주요 지표다. 회사 내에서도 일부만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정보이며 상당히 민감한 영업 기밀에 해당한다. 선뜻 이해하기 어려울 뿐더러 속된 말로 '갑질' 행위에 가깝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미국 정부가 줄곧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선점하겠다고 밝힌 만큼 인텔, 마이크론 등 미국 경쟁사에 핵심 정보를 유출할 경우 국내 기업은 경영상 큰 타격과 경쟁력 하락 등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발 '반도체 족쇄' 세부조항들과 관련해 양사 모두 겉으로 '신중론'을 나타내지만 속으론 상당히 곤혹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내달 미국 국빈 방문 예정인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고 있는 만큼 외교력을 총동원해 양국이 핵심 동맹국이라는 점과 무리한 요구에 대해 적극 어필하는 등 국익을 극대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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