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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관치만 버리면 해결될 '코리아디스카운트'...다른 우물 파는 정부

 

【 청년일보 】 "최근 정부의 말 한마디에 은행주가 크게 오른 모습인데 이 말은 반대로 향후 정부의 말 한마디에 다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당초 '코리아디스카운트'는 은행 경영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에서 시작된 것이니까요"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은행주'에 대해 한 은행권 인사의 우려 섞인 목소리다.

 

지난달 정부가 국내 증시부양을 위해 지금까지 저평가됐던 이른바 '저PBR주'를 부양하겠다고 하자 자동차, 은행, 보험 등 국내 대표 저PBR주로 평가받는 기업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저PBR주 종목이라 불리던 은행주는 정부의 한 마디에 출렁거릴 정도로 주가가 큰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PBR이란 주가순자산비율로 전체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시장에서 기업의 평가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따라서 저PBR은 기업의 시가총액보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기자본이 많다는 뜻이며, 이는 기업을 청산한 금액이 시가총액보다 클 정도로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국내 4대 금융지주의 PBR은 신한금융(0.41배), KB금융(0.43배), 하나금융(0.40배), 우리금융(0.35배) 등 0.5배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저평가주들의 주가 랠리에 힘입어 코스피 역시 단숨에 2천600선을 넘어서면서 오랜만에 주식시장에 활력이 돌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같은 정부의 행보가 단타성, 즉 4월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성 정책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적지 않은 모습이다.

 

은행주의 저평가는 예전부터 은행업이 규제산업이라는 이유로 정부가 은행의 인사, 재무 등 다방면에 걸쳐 보이지 않는 압력을 행사해 왔던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2년과 2023년 은행들은 금리 인상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금융지주의 주가는 큰 변동이 없었던 것은 은행주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은행권 내부에서는 정부가 은행 경영전반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이른바 '관치금융'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현재 정부가 내세우는 은행주 부양정책 역시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은 홍콩H지수를 연계한 ELS(주가연계증권)의 대규모 손실에 대한 은행의 잘못이 명확치 않은 상황에서 '금융권의 자체적인 배상'을 압박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말 '상생금융'이라는 말로 포장해 은행권에 2조원 이상의 각출을 요구한 부분이나, 배당시기만 되면 은행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배당자제를 요구하는 모습 역시 은행주를 쪼그라들게 만드는 금융당국의 행보로 꼽힌다.

 

따라서 저PBR 종목들에 대한 정부의 주가 부양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나오지 않은 현 상황에서 은행주로 투자가 몰리는 과열양상은 향후 또 다른 투자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는 점을 정부는 분명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와 금융당국은 코리아디스카운트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우물을 파고 있는 듯하다.

 

은행주의 대표적인 저평가는 이 같은 정부와 금융당국의 '관치'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렇다면 그 원인을 제거하면 결과는 달라질 것이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올 상반기 중 뉴욕을 방문해 한국 증권시장에 대해 설명하고 투자를 독려할 계획이다.

 

한국의 금융당국 인사가 해외에서 한국증시를 소개하고 홍보하는 일은 그 자체로 중요한 일이지만, 그 전에 선행되어야 할 점은 한국시장에 대한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길 바란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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