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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노정 '강대강' 대치에···민생(民生)은 "최악의 혹한기"

 

【청년일보】 입동(立冬)이 지나고 매서운 칼바람이 쉴새 없이 불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및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한국 경제의 근간으로 불리는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어서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발표한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약 519억 달러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이중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반도체 품목이 30% 가량이나 급감 했고, 중국 수출도 25% 이상 감소했다. 반면 수입액은 증가세를 이어가며 지난달 무역수지는 71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연간 누적 적자가 426억 달러를 넘어섰다. 두 자릿수 수출 감소에 이어 원유, 석탄, 가스 등 수입액이 33억1000만달러 증가한 155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적자폭이 커졌다.

 

산업부는 이렇게 수출액이 감소한 이유로 전 세계적 경기둔화뿐만 아니라 지난달 24일부터 일주일 넘게 이어지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가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결국 산업계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산업부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화물연대의 총파업에 따른 자동차, 시멘트, 철강업계 등 누적 출하 차질 규모는 1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게다가 전국 주유소 곳곳에서도 석유 제품의 품절현상이 야기되면서 애꿏은 일반 국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화물연대가 내세운 파업의 이유 중 하나는 ‘안전운임제’ 영구 적용 여부가 대표적이다. 안전운임제란 과로·과속 등을 막기 위해 화물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고, 고시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할 경우 화주에게 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지난 2020년 3년 일몰제로 도입된 바 있으며, 올해 말에 끝날 예정이었으나, 일몰 시한을 앞두고 영구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여권은 제도 연장 카드를 내세웠으나, 화물연대측은 협상은 없고 무조건 수용해달라며 운송 거부 등 집단 실력행사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운송 거부가 자칫 장기화 되면 국민 생활은 물론 12월 수출 역시 내리막길로 들어설 것이란 복합적 판단 하에 시멘트 분야에 대해 우선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란 강공책에 비노조원 운전기사들이 속속 일터로 나서면서 시멘트 출하량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하나, 여전히 평소의 50%에도 미치지 않는 상황이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상 업무개시명령 제도는 2004년 노무현 정부 시절에 도입됐지만 18년 동안 한 번도 발동되지 않았다. 운송사업자나 운수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화물운송을 집단으로 거부해 국가 경제에 매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하거나,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국토부장관은 강제적으로 업무개시를 명령할 수 있다.

 

그러나 화물연대측은 규모를 더욱 세력화해 정부의 방침에 더욱 거세게 반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화물연대 측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은 위헌 소지가 있고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면서 “명령에 따른 강제노동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맞대응하고 있다. 사실상 정부에 총력투쟁을 선포한 셈으로, 노정(勞政) 간의 극한 대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요컨데, 헌법이 보장되는 범위 내에서 노동자들은 정당한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국내 경제 전체에 암운이 드리운 상황에서 이같은 파업행위가 과연 그들이 말하는 국민들을 위한 것인지,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이라는 소위 ‘3고 현상’에 신음하고 있는 국내 경제에  파업 여파로 인한 수출·생산·소비·투자 전 분야에 악재로 더해진다면 향후 경제적 손실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란 점은 불 보듯 뻔하다.

 

물류 중단 사태 종료가 현재로선 전혀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결국 정부 측에선 화물연대를 설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노조 측은 과격한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는 등 노정 간의 긴장감을 완화해야 한다. '강대강' 대치국면의 지속은 기업과 국가 경쟁력을 송두리째 흔들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국민들의 고통만 가중시킨다는 점을 깨닫길 바란다.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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