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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형마트 의무휴업일과 '진짜' 보이지 않는 손

 

【 청년일보 】 대형마트업계와 전통시장 상인들 간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 폐지'를 검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6월 일부 시민들이 제안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 폐지' 제안이 큰 인기를 모으면서 이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이달 4일 국무조정실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체인스토어협회·소상공인연합회·전국상인연합회·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등의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규제심판회의'를 열고 해당 안건과 관련한 논의를 본격화했다.

 

이날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보호 육성과 의무 휴업 규제 효과성·온라인 배송 허용 필요성·지역 특성을 고려한 의무휴업 규제 등의 주제가 논의된 회의를 두고, 업계에서는 사실상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폐지'를 정부가 공식화했다는 평이 나온다.

 

대형마트 업계 관계자는 내심 반색하는 분위기다. "변화된 유통시장 환경에 맞게 규제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전통시장 상인들의 단체인 전국상인연합회는 이 같은 정부의 행보에 크게 반발하며 집단 행동을 예고하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는 이른바 '경제민주화'가 뜨거운 화두로 떠오르며 등장했다.  

 

물론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사이의 제도적 균형추를 규제 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제거할지 여부는 새 정부의 자율적인 정책적 판단 영역에 속한다. 하지만 '공정한 시장경쟁'이라는 이름 하에 이 같은 규제의 철폐를 추진하는 것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공정'의 의미에 부합하는지 재고해 볼 필요성은 분명히 존재한다.

 

'절대적 평등'이라는 조건에서 보면, 업계의 구조상 규모의 경제와 단일화된 유통망을 확보하기 어려운 전통시장과 그 반대인 대형마트의 무한 경쟁을 국가적으로 허용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는 '실질적 공정'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인다.

 

고전 자본주의의 아버지인 애덤 스미스 역시 자유시장경제를 강조했으나, 무한경쟁과 효율만이 아니라 협력과 조력을 이야기했다. 이 부분이 작금의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사이의 갈등 해소에 중요한 시사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스미스는 "인간 사회의 모든 구성원은 서로의 조력을 필요로 하지만, 마찬가지로 상호 침해에 노출되기도 한다"면서 "그와 같은 필요불가결한 조력이 상호성을 기초로 애정, 우정, 존경 등으로부터 제공될 때 그 사회는 번영하고 행복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즉, 애덤 스미스의 그 유명한 '보이지 않는 손(The invisible hand)'도 흔히 알려진 것과 같이 인간의 순수한 이기심에만 기반한 것이 아니다. 이는 동양의 역지사지(易地思之)라 할 수 있는 공감의 원리에 기반한 경제 분배 시스템에 대한 신뢰에 기초한다.

 

자유주의 경제체제는 '우리의 존재를 규정하는' 민주주의의 본질이 아니라, 보다 나은 환경에서의 민주주의 실현을 돕는 하나의 '먹고 살기 위한 질서'다.

 

그렇기에 정부와 대통령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규제 폐지'를 통해 거대 경제 주체와 그 반대의 주체 사이의 절대적 평등을 구현하고자 하는 발상에 그치지 말고, 이들이 처한 상세한 현실을 고려해 상대적 평등을 구현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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