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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애플페이 '유료' 정책에 간편결제시장 '흔들'...소비자 부담 우려도 점증

 

【 청년일보 】 애플페이가 아이폰 고객들의 큰 환호를 받으며 지난 3월 국내 상륙에 성공했지만 애플의 결제 수수료의 유료화 정책은 벌써부터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모습이다.

 

애플페이는 출시 3주 만에 200만 애플 기기가 등록을 마쳤으며, 현재 애플페이 서비스를 홀로 제공하고 있는 현대카드의 신규 회원수 역시 3월 한 달에만 20만명을 넘어섰다.

 

더욱이 애플페이가 단말기 보급 문제로 당초 계획인 3월 초보다 늦은 3월 21일에 출시한 점을 볼 때 카드업계에서는 4월에도 현대카드 신규 회원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애플페이의 점유율 확대는 향후 제휴 카드사들이 내야하는 수수료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시사점을 남긴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수수료를 구체적으로 공개하기를 꺼리고 있지만, 애플페이 결제 수수료는 0.10~0.1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높은 수수료를 애플에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수수료가 0.15% 수준이라면 고객이 100만원을 결제할 때 애플이 가져가는 수수료는 1천500원 정도인 셈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하루 평균 간편결제 거래액은 2020년 4천9억원에서 2021년 5천590억원으로 커졌고 2022년 상반기엔 7천232억원까지 성장했다. 한 시장조사업체에서는 애플페이가 내년 간편결제 시장에서 15%의 점유율을 확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경우 애플은 하루에만 제휴사로부터 100억의 수수료를 챙기게 되는 셈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애플페이의 반독점 이슈가 논란이 된 바 있다. 애플이 애플페이와 제휴를 맺은 4천개 이상의 미국 제휴사에서 통해 얻은 수수료 수익은 2019년에만 10억 달러에 육박한다.

 

문제는 애플페이가 유료 수수료 정책이 국내 간편결제 시장의 전체를 유료로 이끌 명분이 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간편결제 시장이 유료 전환의 명분이 부족했다면 유료 수수료를 고수하고 있는 애플페이의 상륙으로 사실상의 명분을 획득한 셈이다.

 

실제로 그동안 무료 수수료 정책을 고수하던 삼성페이가 애플페이 출시 이후 유료화 전환을 검토하는 등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물론 해당 방침이 삼성전자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애플페이가 유료 수수료 정책 노선을 타고 있는 만큼, 그간 무료 정책을 고수하던 삼성페이의 유료화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고 카드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수수료 유료화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이 간편결제 시장 전반으로 이어질 경우 카드사의 수익 악화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금융연구소는 "현대카드 이후 애플페이와 제휴할 카드사는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카드사의 수익성은 애플의 추가 수수료 요구로 인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의 유료화로 인한 국내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는 가맹점, 직원 감축뿐만 아니라 결국 소비자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를 통해 지난 2012년 이후 지금까지 네 차례 영세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카드사들의 신용판매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알짜·혜자 카드들이 대거 단종되는 등 고객 혜택의 축소로 이어진 사례가 존재한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도 애플페이 국내 도입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릴 당시 "애플페이와 관련된 수수료 등의 비용을 고객이나 가맹점이 부담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

 

다만 민간기업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비용 전가를 소비자들에게 해온 사례는 과거에도 무수히 많았다는 점을 고려해 봤을 때, 간편결제 시장의 유료 수수료 정책이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의 불이익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카드업계의 깊은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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