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올해 4월10일 열리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가 불과 100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얼마전, 제1야당 대표를 향한 사상 초유의 흉기 피습사건이 벌어졌다. 국민들과 정치권 안팎 모두 아직까지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분위기다.
앞서 지난 2일 오전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방문 일정에 나섰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차량으로 돌아가던 중 지지자 행세를 한 피의자 김 모 씨(67)에게 기습적으로 피습당했다.
이번 피습으로 이 대표는 내정경맥이 60% 손상된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 서울대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회복해 피습 8일 만인 이날 퇴원한 뒤 당분간 자택에서 치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대표 피습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즉각 특별수사팀과 수사본부를 구성해 김 씨의 범행을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피의자 김씨는 "이 대표를 죽이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피의자 김 씨가 이 대표를 습격할 때 사용한 흉기는 개조된 등산용 칼로 파악되고 있으며,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정황도 나타났다.
현재 피의자 김씨는 구속돼 있는 상태로, 향후 수사결과에 따라 또 한번 전 국민들에게 충격을 줄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로 지난 2006년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한 '커터칼 피습',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 '망치 가격' 등 정치인 수난사가 회자되고 있으며 이 대표의 피습사건은 국내 정치사에 또 하나의 커다란 상흔을 남기게 됐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제1 야당 대표의 피습사건은 정치권 내 극단적인 진영 논리가 낳은 결과물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우리나라 같은 대통령제 하에서 양당(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 상대당을 나쁜 정당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게 고착화된 현실이다.
여야 간 대화나 타협, 양보가 없으면 '혐오 정치'만 양산할 뿐이고 양당 지지자들간 '내편 아니면 적', '나는 되고 너는 안된다' 식의 이분법적 사고방식이 물리적 폭력이란 비극으로 이어진 셈이다.
더군다나 이 대표의 피습사건을 둘러싼 음모론과 일파만파 가짜뉴스 양산, 나아가 정치적 이해득실까지 따지는 우스꽝스러운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결국 이러한 비극이 두 번 다시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 내 정치 양극화, 혐오정치를 부추긴 정치권 내 자성(自省)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이대로 가다간 기형적 정치구조로 변질될 공산이 크다. 부디 정치권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네 탓' 식의 극단적 대립을 최대한 자중하고 '혐오'가 아닌 '상생과 협치'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길 바란다.
【 청년일보=이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