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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나토와 손잡을 결기, 평화를 선택할 용기

 

【 청년일보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7일부터 1일까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번 순방으로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는 결이 다른 안보관을 기반으로 차후 행보를 이어갈 것임을 확실히 공언한 셈이다.

 

후보 시절 윤 대통령은 북에 의해 공격을 받아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명백해질 때 '최후의 수단'이라는 조건 하에 자위권 행사로서의 선제타격을 주장해 적잖은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서 윤 대통령이 대선 기간 누차 강조한 '힘에 의한 평화'라는 안보관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맥락에서 지난 4일 윤 대통령은 정상회의 참석 결과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자유와 인권, 또 법치라고 하는 보편적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통해 평화와 번영을 이루고자 하는 우리의 목표를 나토 회원국, 파트너 국가들과 공유할 수 있었다"며 회의 참석의 결과를 설명한 바 있다.

 

말하자면 '힘에 의한 북한 견제'라는 색깔을 명확히 한 것이다.

 

물론 북한의 핵 개발과 각종 도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토와의 협력 강화는 필수불가결한 결단일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생각해 볼 또다른 부분이 있다. 

 

우리 헌법의 제4조를 보면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돼 있으며 제66조에는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고 언급하고 있다.

 

북한 역시 우리의 헌법 이상의 지위를 갖는 '조선노동당규약'에서 "전국적 범위에서 사회의 자주적이며 민주주의적인 발전 실현"이라고 적시하며 북한의 '민족해방 민주주의혁명론' 즉, '적화통일론'을 여전히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남과 북이 다른 이상을 전제한 상태로 서로를 강경한 태도로 대결하는 한, 임시적 평화와 파국적 전쟁의 불안정한 줄타기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또한 이 같이 한반도를 둘러싼 구조적 모순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어느 정부가 집권하든 남과 북은 평화, 전쟁이라는 강제적인 양자택일의 기로에 놓일 수 밖에 없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문제는 한반도의 냉엄하고 불안정한 구조 속에서 지속되는 정치적 대립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아울러 이러한 대립 관계는 작은 불씨로도 파괴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긴장 관계를 '익숙함'에 선택하게 될 경우 '위협의 만성화'가 야기된다는 점도 큰 난관이다.

 

정파와 무관하게 지난 70년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활용되었던 '적대적 공생관계'는 한반도에 '위협의 만성화'를 고착화 해온 것이다. 또한 우리의 역대 정부도 그간 이 같은 적대적 공생관계를 타개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을 강구하기는커녕 이에 동화돼 정치적 이익을 추구해 온 것도 사실이다.

 

미세한 불씨 하나로 시작될 수 있는 '한반도의 절멸(絕滅)' 시나리오가 그 어느때보다 근접한 시점에서 윤 대통령의 안보관을 반영한 '나토 행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서 나온다.

 

아울러 전쟁이 발발한다면, 이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손실은 언급할 이유가 없을 정도로 우리 측에 큰 손해로 끝날 것이다. 10위권의 경제 대국인 대한민국이 마주할 각종 분야의 천문학적 피해는 막대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북한과 그 비교가 무색할 정도의 경제 규모와 재래식 군사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그에 따른 국제적 책임과 선도적 민주국가로서의 위상 역시 존재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윤 대통령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나토 회의 참석' 결단을 내릴때의 용기와는 또 다른 결에서 요구되는 용기다. 군사적 대치 상황에서 총과 칼을 가까이 하는 것을 두려워 않는 용기도 중요하지만 아닌 대화와 설득을 택하는 합리적 민주성을 담지한 이성에 기반한 용기가 중요한 것이다.

 

대화와 설득을 통한 적대적 공생관계의 청산에 나서는 것은 유약(幼弱)한 이상을 가진 이의 생존 수단이 아니다. 이는 대한민국이 70년간 이룩한 성과와 미래 세대의 안전, 경제적 발전 가능성 그리고 북에 대한 민주적 우월성을 입증하며 역사적 사명을 완수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고 대한민국 대통령의 의무이자 책임이며 효율적인 길이다.

 

냉전이 극에 달하던 1963년 쿠바에서 미국의 대통령 존 F. 케네디와 소련의 서기장 흐루쇼프는 양 손에 쥔 총과 미사일을 내려놓았다. 그들은 서로를 소멸 상태로 만들어 가장 쉽게 냉전을 종식할 수 있는 힘이 있었음에도 결국에는 대화와 설득을 선택했다.

 

심지어, 미국과 소련의 대등한 국력 대결 구도와 우리와 북한 상황은 다르다. 대한민국은 이미 북한보다 우월하다.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지표와 구체화된 현실에서 그 같은 사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입증되고 있다.

 

말하자면, 힘에 기반하되 그 힘을 선제적인 무력 투사를 위해서만 활용하는 것이 아닌, 미래 세대의 번영을 위한 선제적 대화에 전용할 수 있는 용기와 민주적 합리성이 우리에겐 필요하고 또 그럴 토양도 우리는 갖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화와 설득을 선택할 용기를 가지고 있는가. 그럼으로써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성과와 지속가능한 미래를 가장 온전히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할 준비가 돼 있는가.

 

 

【 청년일보=김원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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