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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삼성상회 정신 살린 '삼성 비즈니스 TV'

 

【 청년일보 】 삼성그룹의 모태로 호암 이병철이 차린 삼성상회를 꼽는다. 앞서 그는 정미소를 한 적도 있는데, 대개는 정미소보다는 상회에 무게를 둔다. 

 

왜 그럴까? 비단 상회는 그래도 종합기업 같은 이미지가 있는데 정미소라면 지역유지 분위기에서 못 벗어나는 업종이래서만은 아닐 것이다. 바로 정미소는 중일전쟁의 여파를 내다보지 못한 사업이었기에 중간에 큰 돈을 벌기도 했지만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고, 그 실패를 살려 틈새시장을 개척해 택한 업종이 상회였기 때문이라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불굴의 정신의 문제가 반영돼 비로소 삼성상회부터 기업의 시작으로 쳐주는 게 아닐까 싶다. 

 

최근 삼성전자가 사이니지 브랜드 '삼성 비즈니스 TV'를 새로 선보여 관심을 모은다. 급성장하고 있는 소상공인 대상 광고형 디스플레이 시장을 노린 것이다. '삼성 비즈니스 TV' 상표권 등록을 완료하고 소상공인 대상 온·오프라인 영업을 시작하는 등 각오도 대단하다.

 

삼성 비즈니스 TV는 식당이나 개인 사업장 등에 비치하는 TV와 광고 시스템을 결합한 액정표시장치(LCD) 기반의 디스플레이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해 원하는 시점에 적절한 광고를 TV로 송출하려는 수요를 노린다.  

 

여기에 왜 소상공인 TV로 불리는지가 나온다. 기존 B2B용 TV 시장이 분명 존재했지만, 바로 식당이나 개인 사업장 등에서 쓰는 TV란, 이들 일반 B2B 판매 TV와 달리 광고를 위해 장시간 켜 둬야 하는 데다 멀리서도 잘 보여야 한다는 별도의 요구조건이 있다. 높은 에너지 효율과 고화질이 요구된다.

 

삼성전자는 비즈니스 TV 브랜드 론칭과 함께 기존 라인업인 50·55·65·75형에서 43형까지 추가했다. 단순한 제품군 다양화가 아니라, 기존 B2B 시장에서 주인공 취급을 받던 디스프레이 대비 작은 물건이면 되는 소상공인 시장의 특성을 배려한 것이다. 

소상공인 대상 광고형 디스플레이 영역은 빠르게 성장하는 신시장으로 꼽힌다. 바꾸어 말하면 기존 전자제품 업체들로서는 크게 따로 목표를 설정, 공략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부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혹자는 불황으로 가정용 TV 수요가 꺾인 것 같으니 새 시장에 눈을 돌렸을 뿐이라고 짠 점수를 매기기도 하는 모양이다. 알뜰하게 이삭까지 주워 간다고 비아냥거리는 의견을 가진 이들도 없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틈새를 찾아내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잘 하는 일이다. 2년여를 코로나19와 그 여파인 사회적 거리두기에 시달리던 식당, 카페 등이 이제 좀 숨을 돌리고 있다. 방문 고객이 증가한 만큼 이들을 겨냥해 디지털 광고를 틀고 싶은 수요가 굼틀대고 있다. 이번 삼성 비즈니스 TV라는 브랜드는 그런 층의 절실함을 잘 반영하고 손을 잡아주는 것이다. 틈새를 찾고 파고드는 삼성상회식 영업이 돌아왔다. 

 

【 청년일보=임혜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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