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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만능(?)...실수요자 '외면'한 금융당국의 '수주대토'

 

【 청년일보 】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6%에서 관리하고 내년엔 4%대 수준으로 규제한다는 내용에 대한 금융당국의 합리적 설명이 부족하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고승범 금융위원장의 "가계부채 관리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라는 발언에 '방법론'의 문제점을 지적한 대목이다. 정책 능률만을 강조한 당국의 편의적 발상과 대응에 정책 목적 달성을 위한 효과성은 저하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계부채는 우리나라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만큼 이를 바로잡으려는 금융당국의 고민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2분기 기준 가계부채는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1천806조원을 기록했다.

 

더욱이 한은이 올해 금리를 한 차례 인상했고, 올해 안으로 한 차례 더 인상 가능성을 예고한 상황에서 가계부채는 금리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금리가 1% 인상되면 12.5조원의 이자부담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우려에 금융당국은 올해 초부터 가계대출 증가율을 연 5~6% 증가율로 설정하고, 내년은 4%대를 정해 대출 규제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당장 돈이 필요한 실수요자를 위한 적절한 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총량에 맞춘 대출 정책으로 당장의 대출 증가는 막을 수 있겠지만, 돈을 필요로 하는 수요는 여전한 까닭이다.

 

실제로 금융당국의 이같은 총량규제의 부작용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출 규제 소식이 들리면서 규제 시행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가수요가 급증했다.

 

가수요의 급증은 금융당국이 정한 총량 규제를 맞추기 위한 은행들의 대출중단으로 이어지고, 이에 따른 풍선효과로 2금융권으로까지 대출 수요가 몰렸다. 이에 금융당국은 다시 2금융권의 대출을 틀어막는 등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현재 가계대출의 대부분은 집값 급등에 따른 부동산 대출이 대부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올해 3분기(7,8,9월) 세 달 연속으로 4조원 가까이 늘며, 12조원 가량이 뛰었다. 같은 기간 전세대출 잔액도 증가폭은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조 단위로 증가했다.

 

이는 증권시장 호황에 따른 이른바 '빚투·영끌'(빚내서 투자,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뿐 만이 아니라 실수요 대출이 많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전세대출은 실수요자가 대출을 받기는 하지만 대출금이 임대인 계좌로 바로 입금되는 방식이라 다른 대출에 비해 투자 용도로 쓰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기도 하다.

 

결국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이를 위한 대출 상승을 이끌고 있는 셈인데, 정부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잡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실행하기 쉬운 대출 조이기를 고집하면서 은행들에 대출을 내주지 말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는 모양새다.

 

더욱이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1천8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10월 중 고강도의 추가 가계대출 규제를 예고했다. 그러나 이번 대책 역시 '가계대출 총량 목표 완수'를 위해 돈줄을 더욱 죄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결국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대책은 총량, 즉 숫자 줄이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금융권을 비롯한 정치권에서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상황의 차이는 있지만 앞서 2018년 시중은행의 대출 수요가 저축은행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를 막겠다며 금융당국이 시행한 저축은행 가계대출 총량제한 규제 때가 떠오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행 1년이 지나기도 전에 저축은행의 대출영업이 어려워지고 중금리 대출마저 제한되면서 저신용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대부업체로 몰리는 부작용이 생겨났다.

 

현재와 비교해 당국 관리 대상이 은행이냐 저축은행이냐의 차이일 뿐 결국 수단의 용이성만 강조된 정책 수단 강구와 시행에 국민이 실질적인 피해자로 내몰리는 형국이란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란 지적이다. 

 

금융위 국감에서 "은행에 퍼센트(%)만 내려주면 되니 총량 규제가 금융당국의 입장에서 가장 하기 쉬운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김 의원의 비판과 같이 행정편의주의적인 탁상공론식 정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더이상 총량에 기댄 '숫자놀음' 대신 실수요자들을 생각한 실질적인 대출 정책이 나오기를 금융당국에 기대한다.

 

【 청년일보=이나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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