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일보 】 "앱 하나로 '혁신금융' 새 바람 일으키나"
금융당국의 새해 화두가 '혁신금융'으로 떠오른 만큼 그동안 폐쇄적인 결제 및 데이터 인프라로 금융산업 혁신에 어려움을 겪어 오던 은행이 '오픈뱅킹' 전면 시행으로 판도가 뒤바꼈다.
지난달 핀테크 업체가 '오픈뱅킹' 참여에 신호탄을 쏘아 올린 가운데 제2금융권까지 시동을 걸고 있어 금융업계에 다시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오픈뱅킹'이란 핀테크 기업이나 은행들이 표준 방식으로 모든 은행의 자금 이체나 조회 기능을 자체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금융소비자는 은행 앱 하나만으로도 모든 은행 계좌 입·출금 이체는 물론, 잔액조회, 거래내역 조회, 송금인정보 등 금융서비스를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은행권은 최근 오픈뱅킹과 연계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어 단순히 타행계좌를 조회하고 이체하는 수준을 넘어 오픈뱅킹에 특화된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먼저, KB국민은행은 오픈뱅킹에 등록된 다른 은행 계좌의 출금·조회를 '껐다 켰다(ON·OFF)' 하는 기능을 신설해 타행 입출금계좌의 출금 'OFF'를 선택하면 이체성 거래는 안 되고 조회만 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은행은 '우리원(WON) 뱅킹' 앱에 최대 5개 타행계좌의 자금을 보안매체 없이 이용 가능한 '한번에 모으기', 타행 계좌간 이체 기능을 추가했으며 또 보안성 강화를 위해 인공지능기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오픈뱅킹에 적용했다.
이어 KEB하나은행은 오픈뱅킹을 통해 상품에 가입할 시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예·적금상품을 출시했다. 오픈뱅킹 서비스 활성화 시 대출이자 납부일에 지정 계좌의 잔액이 부족할 시 타행 계좌에서 자동 출금되는 서비스도 시행될 예정이다.
IBK기업은행도 오픈뱅킹 특화상품 'IBK첫만남통장'을 출시했다. 오픈뱅킹 신규 가입에 따라 우대금리 등의 혜택을 준다.
8일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30일부터 시범 운영 일주일 만에 총 이용 건수는 1215만 건(평균 174만 건)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동안 총 315만 명이 가입했으며, 773만 계좌가 등록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통계는 금융소비자로부터 오픈뱅킹 도입으로 금융산업의 벽을 허물고, 은행과 핀테크 기업 간의 협력과 경쟁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오픈뱅킹 서비스 전면 시행을 통해 은행과 핀테크 기업 간 장벽이 사라지고, 금융혁신이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픈뱅킹이 새해 당국의 화두에 떠오른만큼 신뢰성과 안전성에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는 글로벌 수준의 관리·감독이 가능한 법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업계 판도 변화를 앞두고 긴장감이 감돈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을 맞아 오픈뱅킹 시장 판도에 따라 향후 은행권의 지각이 다시 한번 요동칠지 금융변화를 기대해 본다.
【 청년일보=길나영 기자 】